메주에 피는 곰팡이가 간장 맛 결정
간장계 문익점 故오경환 샘표 부사장
한국대표 발효식품으로 발돋움

간장은 한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양념입니다. 한국인의 간장 소비량은 1년에 평균 2.5킬로그램 정도로, 이는 큰 페트병 두 개에 해당하는 양이죠. 이렇게 간장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에는 꾸준히 사랑받는 대표 간장 브랜드가 있으니, ‘샘표 간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지금의 샘표 간장은 일본의 간장 공장에서 가져온 비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샘표는 어떻게 일본에서 비법을 가져올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우리나라 대표 간장 샘표 간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노력으로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간장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곰팡이 
일반 사람들 눈에는 간장의 제조 공정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간장은 정말 정교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죠. 특히 발효과정이 복잡하고 똑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정성이 요구됩니다. 간장 맛은 콩으로 만든 메주에 피는 곰팡이가 결정하는데요. 때문에 간장회사들은 핵심 영업 비밀인 곰팡이, 즉 미생물 연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간장계 문익점, 오경환 부사장 
샘표 간장 오경환 부사장은 우리나라 간장의 절반을 책임지기 때문에 간장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정성을 쏟아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사명을 가진 부사장에게 간장과 관련된 대표적인 일화가 있는데요.

지난 1986년 오경환 부사장이 일본의 유명 간장 제조업체인 ‘야마사’에 견학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야마사’의 곰팡이가 궁금했던 오경환 부사장은 메주를 띄우는 방인 누룩실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야마사는 번번이 거절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일본의 간장 제조업 기술은 한국보다 뛰어났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경환 부사장의 간절한 부탁 끝에 야마사는 결국 누룩실 문을 열었습니다. 누룩실에 들어간 오경환 부사장은 곰팡이를 담기 위해 최대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고 합니다. 누룩실을 나오자마자 휴지를 꺼내 코를 풀고, 그 휴지를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와 분석했는데요. 분석 결과 일본의 ‘야마사’가 어떤 곰팡이균을 쓰는지 알아냈다고 합니다.

이후 샘표 간장 제품개발 시 발견한 곰팡이균을 활용하게 되었고 국내 최대의 발효식품 전문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죠. 40여 년간 간장 제조의 외길을 걸으며 우리나라 간장을 책임진 오경환 부사장은 올해 2월 별세하셨습니다.

◎세계도 인정한 우리나라 대표 간장 
맵지 않고 감칠맛이 뛰어난 간장은 이제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양념입니다. 샘표 간장도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요. 그중 러시아에서 샘표 간장의 인기가 매우 높으며, 일본간장에 비해 맛이 담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양의 간장을 소비하는 일본 또한 샘표 간장을 많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어느 날 샘표 간장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일본간장과 샘표 간장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일본 사람들이 자기 나라 간장이라고 생각하고 고른 간장의 70%가 샘표 간장이었습니다. 맛에 대한 자신이 생긴 샘표 간장은 이후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간장은 김치보다 더 오래된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입니다. 이제는 전통음식에서 나아가 세계를 사로잡는 양념이 되었죠. 오랜 과정과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식품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우리나라 대표 발효식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