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회사 내에서 누가 얼마큼의 영향력,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부터 시작해서 일에 투입하는 노력, 이익의 분배, 지분 소유까지, 갈등 없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죠. 특히 가족이나 친구 간에 동업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의만 상하고 끝나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오늘은 2011년 사업을 시작한 후 많은 우여곡절을 함께 겪었다는 개그계 절친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개그계 소문난 단짝


개그맨 김준호 씨와 김대희 씨는 연예계 어디서나 알아주는 소문난 절친입니다. 두 사람 모두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김준호 씨는 96년에 이미 SBS 개그맨으로 데뷔한 바 있었지만, 군 복무 후 다시 KBS 개그맨으로 뽑혀 김대희 씨를 만나게 되었죠. <개그 콘서트>에서 힘든 신인 시절을 함께 거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둘은 2011년 ‘코코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립니다. 김준호 씨가 CCO를, 김대희 씨는 이사직을 맡았죠.

코코 엔터의 별명은 개콘의 코너명이기도 한 ‘갑을 컴퍼니’였습니다. 원래 선후배 관계였던 개그맨들이 계약을 통해 갑을 관계가 된 것을 빗댄 농담이죠. 실제로 개콘의 갑을 컴퍼니 코너 출연진 대부분을 코코 엔터테인먼트의 중견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소속 개그맨들은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다는데요. 내로라하는 개그맨들이 점점 코코로 모여들면서, 명실상부 업계 최고의 기획사로 거듭났죠.


CEO의 횡령과 도주


그러던 어느 날, 언제까지나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코코 엔터테인먼트에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2014년 11월, 코코 엔터테인먼트의 CEO로 김준호 씨의 동업자였던 김우종 대표가 18여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돌려 달아났죠. 김우종 씨는 코코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코코 에프앤비가 운영하던 ‘제시카 키친’의 대표도 맡고 있었지만, 4개월 만에 실적 악화로 폐업하고 파산 신청을 한 상태였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김준호 씨는 김우종 씨의 잠적 이후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보려 했지만, 실사 결과 알지 못하던 우발 부채들까지 쏟아져 나와 감당이 불가능한 지경이었다는데요. 소액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회사가 짊어진 부채의 규모를 확인한 김준호 씨는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 수 없다며 등기이사 2인과 합의해 폐업 절차를 밟습니다.


코코엔터 폐업 대한 진실 공방


코코 엔터테인먼트의 폐업에 대해, 김준호 씨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믿고 계약해준 후배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느껴 사비를 털어 그들의 미지급된 출연료를 일부 정산해주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유달리 돈독한 선후배 관계를 자랑하는 김준호 씨의 미담으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준호 씨가 코코 엔터 회생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디스패치>는 김준호 씨의 주장과 실제 통장 거래 내역에 차이가 많다는 내용의 기사를 냈고, 코코 엔터의 창립 주주들은 “김준호는 초기 투자자들과의 약속과는 달리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과 발전보다는 개인적인 이익만을 추구해왔다”면서, “김준호의 일방적인 언론 발표를 통해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죠.


JD 브로스의 등장


돈을 들고 도망간 게 김준호 씨도 아닌데, 창립 주주들이 그를 겨냥해 입장을 발표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코코 엔터테인먼트의 이사이자 김준호 씨의 친구인 김대희 씨가 ‘JD 브로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획사를 차렸기 때문이죠.

<디스패치>에 따르면 JD 브로스가 설립 등기를 마친 날은 1월 23일로, 공교롭게도 김준호 씨가 등기이사들과 폐업 동의서를 작성한 다음날이라는데요. 창립 주주들은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김준호의 파산 시나리오’라고 해석한 겁니다. 김우종 씨의 횡령을 핑계 삼아 코코를 폐업하고, 김대희 씨의 명의를 이용한 새로운 회사로 소속 개그맨들을 데려간 뒤 차차 경영권을 장악할 계획이라는 것이죠. 결국 코코 엔터테인먼트 권한 대행은 김준호 씨와 김대희 씨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에 이릅니다.

‘JD 브로스’라는 기획사 이름에서 J가 김준호 씨의 이니셜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김대희 씨는 이를 사실이라고 인정했죠. 그러나 그는 “이니셜을 넣은 것은 절친한 친구에 대한 의리일 뿐, 사실상 김준호 씨는 이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코 엔터테인먼트 사건에서 무혐의를 받은 김준호 씨는 2016년 JDB 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꾼 JD 브로스와 계약합니다. 다만 특별한 직책을 맡은 것은 아니며, 대표 연기자 자격으로 콘텐츠를 구상하고 후배들을 이끄는 데 집중하고 있죠. 현재 JDB 엔터테인먼트는 전성기의 코코 못지않은 화려한 소속 연예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김준현, 김지민, 박나래, 유민상, 김민경, 홍윤화 등이 JDB 소속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