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내내 엉덩이 한 번 못 떼고 일해서 칼같이 여섯시에 퇴근해도, 그때부터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적 용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친구와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거나 운동을 하러 갈 수는 있겠지만, 은행·우체국·병원 등은 이미 문을 닫았을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정작 필요한 일을 보려면 반차를 써야 할 때가 많은데요. 오늘 소개할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직원의 신청 없이 회사가 알아서 지원해 주는 반차와 휴무를 비롯, 빵빵한 복지를 갖췄기 때문이죠. 오늘은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남다른 복지로 직원들의 행복한 생활을 책임지는 회사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놀금’, 가비아


첫 번째 주인공은 도메인, 네트워크, 서버 제공 서비스에서 시작해 그룹웨어, 클라우드, 보안까지 그 영역을 확장한 IT 서비스 기업 ‘가비아’입니다. 가비아에서는 근무시간 잡담을 최소화하고 일에 집중해,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업무만 모두 마무리했다면 언제든 퇴근도 가능하죠. 통근 셔틀버스, 아침식사 제공 등 직원들의 건강하고 편리한 생활을 위한 복지도 잘 갖춰진 편이죠.

하지만 가비아 직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복지는 누가 뭐래도 연차와 별도로 지급되는 유급 휴가인 ‘놀금’입니다. 가비아의 직원이라면 누구나 월 1회, 원하는 금요일에 쉴 수 있는데요. 가비아 직원들은 놀금을 개인적인 용무 처리, 주말여행 등에 알차게 사용한다네요.


매주 목요일 재택근무, 데이블


두 번째로 만나볼 기업은 개인화 콘텐츠 추천 플랫폼 ‘데이블’입니다. 2017년, 설립 3년 만에 매출 85억 원을 달성한 데이블은 수평적 조직문화와 직원의 워라밸을 배려한 복지제도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조식·석식·간식 제공, 자기개발 지원금은 물론, 일 8시간 유연근무 제도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코어 워킹 타임에 회사에 있을 것을 전제로 원하는 시간에 출퇴근할 수 있어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유용하죠.

여기까지는 다른 스타트업에도 있을만한 내용입니다. 데이블만의 특색 있는 복지로는 매주 목요일마다 있는 ‘재택근무 데이’를 꼽을 수 있는데요. 한 달에 한 번도 아니고, 매주 목요일에 출근하지 않을 수 있다니 지옥철을 타고 통근하는 직원들에게는 꿀같은 복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목요일 재택근무 외에도 각자 필요에 따라 연 5일까지 재택근무 일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상사나 대표가 아닌 동료들끼리 보너스를 선물할 수 있는 ‘피어 보너스’제도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내부 대시보드에 신청하면 ‘OOO 님이 XXX 님에게 피어 보너스를 드렸다’는 공지와 함께 해당 직원의 급여에 보너스가 포함되어 나가는 시스템입니다. 업무적으로 도움을 준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직원들 사이를 돈독하게 해줄 수 있는 훈훈한 제도죠.

회사에서 마사지를? 야나두


외국어 학습 플랫폼인 ‘야나두’는 많은 분들에게 친숙할 겁니다. 조정석 씨가 출연하는 광고가 꽤 인기를 끌었으니까요. 각종 채용 사이트에 공지된 야나두의 복지로는 월요일 반일 근무 제도, 간식 무한 제공, 캠핑장 소풍 및 진급 축하금 등이 있습니다. 그 외 기사에서는 회식은 오후 3시에 시작해 6시 전에 끝내고, 회식날에는 전 직원 택시비를 지원해준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죠.

이 외에도 야나두가 몰래 숨겨놓은 독특한 꿀 복지가 있었으니, 바로 ‘근무 중 마사지’입니다. 기업 리뷰 사이트 잡플래닛에 올라온 후기에 따르면, 사무실에 마사지실이 있어 오후에 30분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는데요. 어쩌면 장시간 앉아 일하며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회사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복지일지도 모르겠네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우아한 형제들


모두 예상하셨겠지만 ‘배달의 민족’으로 잘 알려진 우아한 형제들은 직원 복지 제도도 탄탄합니다. 월요병 퇴치를 위해 월요일마다 전 직원이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 4.5일제’, 본인·배우자·자녀·양가 부모님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는 4시에 퇴근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직원의 성장을 위한 도서구입비 무제한 지원 등이 우아한 형제들의 대표적인 복지죠.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건,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이 일하느라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꼼꼼히 배려한다는 점입니다. 만 2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라면 법으로 정해진 출산 및 육아휴직 외에 한 달의 유급 휴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체육대회나 재롱잔치 등의 유치원·학교 행사, 초등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에는 특별 휴가를 제공해 자녀의 특별한 순간에 함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네요.

직원의 생존은 회사가 책임진다, 블랭크 코퍼레이션


마약 베개와 악어 발 팩, SNS를 수놓는 신박한 제품들로 1천억 원 매출을 달성한 블랭크 코퍼레이션도 성장에 걸맞은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타트업들이 워라밸을 지켜줄 반차, 휴가 제도를 주로 지원한다면, 블랭크는 파격에 가까운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죠. 대표의 사재를 털어 전 직원이 최장 2년간 매월 200만 원의 적금을 넣어주고, 최대 1억 원까지 전세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줍니다. 블랭크의 남대광 대표는 이런 복지를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좋은 인재가 없으면 회사가 생존할 수 없으니, 우선은 뛰어난 인재가 경제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죠.

또 한가지 블랭크 직원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제도가 있으니, 다름 아닌 300만 원 여행비 지원제도입니다. 여행비를 지원하는 회사들은 종종 있지만 주로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에게 포상의 개념으로 주어지는 혜택이죠. 블랭크의 여행비 지원은 매년, 그리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비용도 지원해주는 마당에 길게 휴가 내고 여행 간다고 눈치를 주지는 않겠죠. 블랭크 직원들은 1주, 2주씩 휴가를 붙여 여행을 다녀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