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만 각광받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각종 뷰티 프로그램에서 가격 대비 성분과 효능이 좋은 화장품들을 꼼꼼히 비교해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거의 모든 화장품의 성분과 사용자들의 리뷰를 확인할 수 있죠. 덕분에 회사 규모는 작지만 훌륭한 제품력으로 몇백억 대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시드물, 그리고 민중기 대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단돈 20만 원으로 시작한 사업


시드물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천연 성분의 착한 화장품을 만들어 보자는 민중기 대표의 결심으로 시작됩니다. 민 대표의 어머니는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고가의 크림을 샀지만, 헤프게 쓰기가 아까워 매번 소량씩만 찍어 바르셨죠. 그 모습을 본 민중기 대표는 직접 화장품을 개발해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관련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모아둔 돈도 겨우 20만 원뿐이었죠. 우선 가성비 훌륭한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작한 그의 사업은 아토피 화장품 개발이 가능한 공장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는데요. 2006년에는 시드물의 전신인 ‘웰빙 녹차 화장품’을, 2008년에는 드디어 시드물을 정식 오픈하게 되죠.

새내기 사장님에게 닥친 고비


민중기 대표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자사 상품으로 시드물이 처음 만든 제품인 ‘웰빙 녹차 스킨’을 꼽습니다. 이 스킨의 가격은 2006년이나 지금이나 같지만 성분은 계속해서 발전해 왔죠. 착하고 순한 화장품을 만든다는 시드물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제품으로, 고객들의 사랑도 꾸준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드물이라고 처음부터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닙니다. 당시만 해도 청년 사업은 그렇게 활성화된 분위기가 아니었고, 관련 지원도 턱없이 부족했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갓 사업을 시작한 민중기 대표에게 인터넷 기업에 알맞은 경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 역시 턱없이 드물었다네요.

고객 제일주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음에도 결국 시드물을 여기까지 키워온 것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착한 화장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힘입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민중기 대표 역시 고객의 의견 반영과 빠른 피드백을 매우 중요시한다는데요. 고객 문의에는 정형화된 답변 대신 고객의 상황과 입장에 딱 맞는 답변을 제공하고 고객만족팀이 고객들의 요청사항을 들고 제품 개발 회의에 참석하는 등, 고객과 시드물 간의 소통을 극대화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민 대표의 노력은 제품 이름에서도 드러납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거의 모든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없다는 사실이 브랜드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죠. 이를 캐치한 민중기 대표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품명으로 내건 ‘민중기 라인’을 론칭합니다.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걸 만큼 신경 쓴 제품이라는 것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이렇게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방침 덕분인지, 시드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데요. 지난해 시드물의 매출은 무려 529억 원에 달했다네요.

화해 뷰티 어워드 전체 4위


시드물에는 무려 220여 종의 화장품이 있습니다. 한 고객이 시드물의 모든 제품을 체험하기도, 그중에서 가장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 가려내기도 힘든 노릇이죠. 하지만 자타 공인 ‘시드물 덕후’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몇 가지 제품은 추려볼 수 있을 텐데요. 시드물에서만 200만 원 이상 썼다는 한 블로거는 웰빙 녹차 스킨과 로션, 알로에 에센셜 수분 젤과 함께 아토 로션, 발효 광채 퍼스트 앰플 등을 최고의 제품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시드물 덕후가 아닌, 순한 기초 유목민들도 시드물 제품을 꽤나 높게 평가하는데요. 화장품 성분과 리뷰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 ‘화해’의 ‘2018 화해 뷰티 어워드’에서는 시드물의 호호바 립 에센스가 전체 4위를, 어성초 앰플 솝이 클렌징 폼 부문 1위에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민중기 대표는 무턱대고 하는 ‘노력하라’는 충고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추상적인지 잘 안다고 이야기합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 설정, 그리고 목표를 향한 열정과 에너지의 집중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인데요. 어머니의 아토피를 완화시킬 만큼 순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1차적인 목표가 이루어진 지금, 민대표가 어떤 방향으로 다음 걸음을 내디딜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