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입니다. 하지만 2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일하는 요즘 사회에서는 직장인 인생 전부라고 말할 정도로 긴 시간인데요.30대가 50대가 될 때까지, 자신의 일생을 오직 청와대에 바친 인물이 있습니다.관습을 깬 덕에 이렇게 긴 시간 청와대에서 일할 수 있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조금 더 알아보시죠.

청와대에서만 20년 근무한 셰프는 바로 천상현 셰프입니다. 그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최연소, 최장, 최초 청와대 대통령 요리사”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현재는 명예퇴직한 뒤 개인 중식집을 차려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가 근무하는 동안 식사를 책임진 대통령만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으로 5명에 달합니다.

본래 천상현 셰프는 신라호텔 요리사였습니다. 사실 대학교까지는 요리와 관계없는 토목 관련 전공을 선택했는데요. 신라호텔에 주방 보조로 들어갔다 호텔 요리사가 된 것이었죠. 한창 일하던 그는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청와대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사실 이는 관습을 깨고 젊은 요리사를 캐스팅한 것이었는데요. 천상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식을 좋아하셔서 중식 셰프로 들어가게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그가 젊은 나이에 청와대에 입성한 건 당시 중화요리요리사들이 대부분 화교였기 때문입니다. 90년대만 해도 호텔 중식 부문은 화교분들이 대체로 담당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인을 뽑으라는 지시가 있어 신라호텔에서 그가 선발되어 나갔던 것이죠. 이후 그는 절차에 따라 약 2개월 뒤, 청와대 최연소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천상현 셰프는 청와대를 떠난 이유에 대해 “20년 정도하다 보니까 방전이 되고 일반 사람들 위해서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퇴사 후 그는 나라별 대표 1명만이 정회원이 될 수 있는’Club des Chefs des Chefs'(CCC) 회원자격을 얻기도 했는데요.현재는 광화문에 일반인을 위한 짬뽕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와대 요리사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7년간 청와대에서 일한 한상훈 셰프가 예능 ‘냉장고를 부탁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청와대 요리사는 3단계를 거쳐 채용됩니다. 우선 청와대에서 요리사를 채용할 때는 국내 특급호텔에서 셰프 추천을 받는데요.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 3명을 선정합니다.

이후 코스요리 테스트를 거치는데요. 오전 8시부터 재료를 혼자 준비해 혼자 면접관 15명이 먹을 코스 요리를 점심까지 차려내야 합니다. 대통령이 직접 최후의 1인을 캐스팅하게 되죠. 다만 청와대 요리사 또한 공무원인 만큼 연봉이 높지는 않습니다.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한상훈 셰프는 “호텔보다는 적다”라고 전했죠. 대신 과거에는 관사나 사택을 받았었는데요. 최근에는 기숙사형 숙소를 내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와대는 국가 원수가 머무는 곳인 만큼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됩니다. 청와대 주방 역시 철저한 보안 속에 있는데요. 천상현 셰프는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 살았다고 했습니다. 한편 사생활도 제약받는데요. 보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데다 개인의 생활보다 대통령의 스케줄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죠. 전직 주방장은 “가령 대통령이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하면 휴가 중이더라도 양식 주방장이 출근하는 식이에요”라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퇴직 후는 어떨까요? 한 전직 청와대 조리팀장은 ‘청와대 출신’ 타이틀을 양날의 검으로 표현했습니다. 청와대 타이틀을 단만큼 호텔로 다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그는 “억지로 들어가 봐야 걸맞은 자리가 아니면 기존 직원과 서로 불편하다. 호텔로 돌아가기보다 자기 식당을 차리는 분들이 많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