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좋아한다면 다들 알고 있다는 ‘간바레오또상’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국내 팩 사케 시장 점유율의 70%에 달하는 국민 사케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케의 본고장 일본에서는 ‘간바레오또상’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파는 곳을 찾기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오늘은 일본의 사케가 한국에서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이유와 현재 인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간바레오또상’은 한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대중 사케’로 통합니다. 2006년 홍순학 태산 주류 대표가 시험 삼아 8,700개의 물량을 들여와 10년 만에 46만 개까지 ’53배’로 늘릴 만큼 폭발적 인기를 끌었는데요. 그런데 한국으로 물 건너와 ‘팩 사케 돌풍’을 일으킨 이 술은 정작 일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술이라고 합니다.

이자카야의 본고장 일본에서는 유리병에 든 사케를 병째 팔거나 잔술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식 이자카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팩 사케가 일본 이자카야에서는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죠. 일본 사람들에게 팩 사케는 집에서 간단히 먹는 캔 맥주 같은 이미지이기 때문에 매장에서 판매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간바레오또상’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사케의 현지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처음에는 이자카야에서 병 사케를 주로 판매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이자카야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운 술집’으로 가격도 상당했죠. 이때, 홍 대표가 팩 사케의 가능성을 보고 물량을 들여왔고 한국에서 환영받을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술은 당연히 소주이죠. 저렴한 가격에 넉넉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병사케는 너무 비싼 감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홍 대표는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은 팩 사케를 수입해보자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음주문화와 많은 음주량에서 팩 사케의 가능성을 본 것이죠. 

‘가성비 최고의 사케’라고 불리는 간바레오또상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저렴해진 가격 덕분에 사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접해볼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은 바로 간바레오또상의 인기 비결이 되었죠. 심지어 일본에서 간바레오또상을 수출하는 이케다 회장마저 “한국에서 이만큼이나 성공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라며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번화가 어느 곳을 가도 이자카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과거 일부층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대중적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와 같은 선풍적인 인기의 비결은 부담 없는 가격에 있습니다. 안주와 사케의 가격을 예전과 비교해보면 많이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를 선도한 것이 바로 ‘간바레오또상’입니다. 저렴한 가격의 팩 사케가 시중에 풀리면서 이자카야의 인기가 더욱 높아진 것이죠.

간바레오또상은 일본 말로 “아빠 힘내세요”라는 뜻인데요. 이 문구가 한국인들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당시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CF 송이 유행하던 때라 사람들이 간바레오또상에 더욱 친숙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더불어 간바레오또상 팩에 그려진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도 이 술을 대중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일본풍의 그림은 한국인에게 단순하면서도 특색 있게 다가왔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사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캐릭터를 기억해 술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간바레오또상의 알코올 도수는 14.5%로 소주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알코올 도수를 듣고 나면 의아해한다는데요. 부담 없는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 때문에 간바레오또상을 ‘먹기 좋은 술’이라고 표현합니다. 간바레오또상이 생산되는 ‘쌀의 고장’ 니가타현은 양조 목적의 쌀을 따로 재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 좋고 쌀 좋기로 유명한 곳에서 술이 만들어지는 것인데요. 약간 쌉쌀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느껴져 사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마셔도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팩 사케는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되면서 큰 타격을 입습니다. ‘간바레오또상’을 포함한 일본 주류의 매출이 급감한 것인데요. 국내 주류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2019년 8월의 사케 매출이 8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매운동이 시작한 뒤 1년이 지난 2020년에도 이자카야를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는데요. 서울 이자카야 직원은 “코로나 19로 술자리 자체가 줄어들면서 일본 사케의 매출이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인에 취향을 저격했던 ‘간바레오또상’의 수입이 크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