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면 ‘땡’하고 문을 닫는 곳, 은행이죠. 차장급 직원의 평균 임금이 삼성전자 직원보다 높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어느덧 은행원의 평균 연봉이 1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퇴근을 빨리 하고 돈도 많이 버는 것 같은데도 직원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늘어난 월급에도 불구하고 은행원들이 짐을 싸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지 알아보겠습니다.

시중 은행의 보고서를 통해 직원의 평균 급여에 대해 살펴본 결과, 연봉으로 약 9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9년을 기준으로 6년간 가장 많이 늘어난 결과였는데요. 최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은행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 것입니다. 평균 연봉 ‘1억 원 돌파’를 코앞에 둔 상태인데요. 어떻게 이렇게 높은 연봉이 책정될 수 있었던 걸까요?

은행원들이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은행이 얻는 이자 이익이 컸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더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하는데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를 뜻하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어 이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은행 입장에서 볼 때 ‘버는 돈’에 해당하는 ‘대출금리’가 ‘나가는 돈’에 해당하는 ‘예금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흑자를 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높아진 급여에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은행원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희망 퇴직 대상자가 많아지고 시중은행 점포도 축소되는 중입니다. 또한 최근 금융권에는 ‘일하는 로봇’까지 등장해 인력이 대체되고 있는 중이죠. 로봇 RPA는 인간보다 업무 처리량이 4배 정도이며 비용은 10분의 1인데요. 앞으로 금융 시장에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코로나19 와중에도 은행권 명예 퇴직자의 연령은 내려가고 보상금이 올라가는 일이 생겼습니다. 국내 언론 매체는 ‘명퇴’ 규모가 작년보다 30% 늘어났다고 전했는데요. 제2의 인생을 꿈꾸며 퇴직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죠. 안정적이라고 생각되던 은행원들이 자진해서 퇴사하는 이유는 은행원들의 각박한 현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은행은 오후 4시에 창구 마감을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은행원들이 일찍 문을 닫고 퇴근하리라 생각하는데요. 너무 빨리 문을 닫는다며 불평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은행원은 4시 이후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고객을 응대하느라 밀린 업무를 그제야 시작하기 때문이죠.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은행원의 일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업 시작 1시간 전인 8시에 출근해 9시에 셔터가 올라가면 전쟁 시작이 시작된다. 점심시간에는 몰려드는 직장인들 때문에 교대로 먹으러 가거나 끼니를 거르기도 한다. 오후가 되면 고객이 더 많아진다. 4시가 넘었어도 고객을 쫓아낼 순 없기에 5시쯤 마감한다.” 글쓴이는 업무가 끝나면 10시가 넘어서야 퇴근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현직자들의 솔직한 후기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금융권에서 10년 이상 일했다는 A 씨는 “같은 영업이라도 진짜 세일즈, 영업 마케팅과는 거리가 있고 머리를 쓰지 않는다. 인맥을 총원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 다른 현직자 B 씨는 “내가 이러려고 죽도록 공부해 대학교 갔나”라며 업무의 질적 수준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다른 직업 못지않습니다. 회사원 A 씨는 한 커뮤니티에 “평균 밤 11시 근무가 끝나고도 영업 압박은 그대로다”라며 인맥을 총동원해 카드를 발급했던 일화를 설명했습니다. 실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끝까지 이 압박에서 못 벗어나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짐을 싸는 은행원들이 존재하는 것이죠. 현재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워크와 라이프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이 인생의 중요한 가치관이 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도 업무의 양과 질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