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여성 중 95% 이상이 한 달에 한 번 맞이하는 대자연의 섭리가 있습니다. 일주일가량 지속되는 월경(생리) 주기는 월경통이라 불리는 각종 통증을 수반합니다. 통증의 정도는 개인차가 심한 편이지만 심한 경우 하복부와 허벅지 부근뿐 아니라 통증이 전신에 느껴져 기절까지 이르는 사람도 많은데요.

여성들이 월경통으로 인해 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이 받아들여져 직장 내 성 평등 정책의 일환으로생리휴가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며칠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생리휴가와 관련한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사연일까요?


사연의 내막은 이렇습니다. 누리꾼 A 씨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24일에 생리휴가를 신청한 여직원들의 수가 많아지자, 해당 회사의 대표가 아예 전체 회사 휴무를 발표해버린 거죠. 24일이 회사 휴무일이 되어버리자, 이미 생리휴가를 써버린 여직원들은 휴가 신청 취소 문의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써버린 생리휴가와 그에 맞물려버린 회사 휴무일을 놓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흔히 보이는 사무실 풍경 모습/출처 오마이뉴스

일각에서는생리를 취소하겠다는 것인가?”, “저렇게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 보는 사람이 생기는 거다라며 여직원들의 생리휴가 신청과 취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했습니다한편무급 휴가인 생리휴가를 썼는데 유급 휴가인 전체 휴무로 지정해버렸으니 당연히 취소해줘야 한다”, “일주일 이상 생리를 하고 연휴에 주기가 겹치는 경우가 허다한데 꼼수 취급해 버리는 것 자체가 불평등하다며 회사 대표와 일부 네티즌들에 반발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3조에 해당하는생리휴가의 사전적 의미는월경주기로 인해 근무가 곤란한 여성 근로자에게 주는 무급휴가입니다. 회사에 따라 유급휴가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으나 근로기준법상 생리휴가는 무급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월 급여에서 1일 치의 일급이 차감됩니다. 즉 쉴 수는 있으나 그에 상응하는 비용은 생리휴가를 사용한 여성 근로자의 부담이 되는 셈이죠.



건보공단에서 생리휴가를 신청한 직원에게 증빙자료를 요구해 논란이 되었다. / 연합뉴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강압적으로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여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2015년 아시아나항공이 승무원들이 신청한 생리휴가를 무더기로 불허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처벌 자체가 무겁지 않아 직원들의 생리휴가 신청을 반려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며칠 전 건강보험공단에서 생리 휴가를 신청한 직원에게 증빙 자료로 생리대 첨부를 요구하여 논란이 되었죠.


그렇다면 생리휴가 취소를 요청하는 A 씨 회사의 여직원들은 생리휴가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불가능합니다. 생리휴가의 도입 목적에 따라 여성 근로자들의 생리 주기에 맞춰서 월 1일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일을 지정하거나 다른 날짜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에 위반에 해당하는 생리휴가 관련 내용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생리휴가 사용을 불허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할 때 발생합니다. 따라서 해당 회사의 대표가 여직원들의 생리휴가 신청 취소에 응하지 않거나 이미 신청한 생리휴가를 돌려주지 않아도 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생리휴가는 여성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으면 그대로 소멸합니다. 적립이나 이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죠. 만약 1월에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1월 생리휴가는 소멸하고 그 다음 달인 2월에 발생하는 생리휴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처리 방식이 다르지만, 법적으로 생리휴가는 무급휴가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체 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생리휴가를 매월 활용하는 여성 근로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 출처 유튜브 비디오머그

근로기준법상 가임기 여성 근로자라면 월 1회 휴일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제도를 매월 활용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2018년 유한킴벌리가 대한민국 성인 남녀 1,7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생리휴가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여성 근로자 17%에 불과했으며생리휴가를 전혀 사용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83%에 달했습니다.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직장 동료 혹은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37%로 가장 높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생리가 시작됐을 때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찾을 수 있다.

항상 생리휴가와 관련된 이슈는 뜨거운 화제를 자랑합니다. 가임기 여성의 대부분이 월경통을 매월 경험하는 만큼 여성 근로자의 생리휴가 필요성은 분명해보입니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매년 부여되는 연차 휴가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기업문화 속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무급휴가인 생리휴가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생리휴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오남용을 막고 해당 제도를 활성화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생리휴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특히 여성 독자분들께선 생리휴가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