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유행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0명을 웃돌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24일부로 2단계로 격상되었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클럽, 헌팅 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은 영업이 중단됩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울상을 짓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직격탄을 맞은 건 서울 곳곳의 상권들입니다. 이곳에선 상가 공실이 늘어나며 임대료 역시 하락하고 있는데요. 낮아진 매출에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연일 한숨을 쉬는 임차인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사태 이후 대한민국 대표 상권들은 어떤 변화를 맞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최근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홍대 상권의 거리는 아주 한산합니다. ‘임대 문의’가 붙은 빈 가게들과 사채·대부업 광고 전단지만이 나뒹굴고 있죠. 홍대 상권은 유흥업소, 노래방, 찜질방 등 고위험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어려운데요. 코로나19사태는 하숙, 자취촌, 게스트하우스 및 숙박업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올해 홍대, 합정동 상권의 공실률은 10%에 달합니다. 지난 9월을 기준으로 홍대 상권에선 6개월간 282개 업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실제로 26년간 홍대에서 가장 오래 운영됐던 클럽이 폐업을 택하기도 했죠. 해당 상권은 2030 고객들이 주로 방문해 재난지원금 효과조차 누릴 수 없습니다.

한 보도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인근 중개업소들에선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노래방은 매물조차 없었습니다. 유일한 매물은 보증금 8000만 원, 월세 240만 원의 가격에 올라와 있었죠. 이마저도 노래방 거래가 어려울 것이라 예감한 임대인이 낮은 가격에 올려둔 매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홍대 상권의 자체 매출이 떨어지며 권리금을 절반 이상 낮추는 것은 물론, 과감히 권리금을 포기하는 점포도 생겨났습니다. 1년 전만 해도 5000만 원이 넘는 권리금을 받았던 한 매장은 권리금을 절반 이상 가량 낮췄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임차인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투자한 권리금, 시설비, 보증금을 생각하면 당장 가게를 접었을 때 감당해야 하는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월세마저 밀려 보증금을 까먹으며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때 대한민국 쇼핑 1번지로 불리던 명동 역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모습이었습니다. 3월 기준 명동역 상권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7만 8958명. 이는 전달 대비 19.3%, 지난해 대비 39.2% 감소한 수치였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전국 땅값 1위로 소개되는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에서 명동예술 극장이 등장하는 거리 내 56개 상가 공실률은 20%를 기록했죠. 중심 거리가 아닌 명동 4길과 명동 10길 역시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명동 상권 1층 점포 기준 월 임대료는 최소 1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선에 달합니다. 코로나19사태 이전 명동 일대 상가의 투자 기대수익률은 3.5~4%. 건물 가격이 40억 원대라면 최소 1000만 원 중후반대의 월 임대료가 나와야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이 이 정도 수준의 임대료를 부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한데요. 실제로 코로나19사태 이후 임대인들이 20~50%가량 임대료를 낮추더라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경매에 나오는 것이 흔치 않았던 명동 일대 3층짜리 소형 빌딩이 약 50억 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특히, 20평 매장의 월세가 7,500만 원, 50평 매장의 월세가 1억 2천만 원이라는 매물이 공개되며 논란이 있었는데요. 비정상적인 임대료임에도 대기업들이 광고 효과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선점했던 매장들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코로나19사태 이후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공실로 남아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인사동 상권은 서울시 종로구 종로 2가와 송현동, 안국동을 잇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상권입니다. 곳곳에 남아있는 한국적 요소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관광객을 끌어모으죠. 홍대 상권과 달리 재난지원금 효과를 누린 곳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인사동 상권의 일평균 유동 인구는 1~3월 사이 감소 추세를 보이다 4~7월 다시금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2차 확산이 거세지며 인사동 상권은 다시금 위기를 맞았습니다.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쌈지길 내에 업체들이 대거 빠졌고 이들이 철수한 빈 공간 일부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죠. 다른 상권과 달리 인사동의 가게들은 다른 곳으로 가게를 이전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생계를 위해 장사를 접을 순 없고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아 떠난 소상공인들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초를 기준으로 종로 일대 상권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오른 바 있습니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종로3가역 인근 골목 전용 면적 99㎡ 1층 점포는 권리금 없이 보증금 3000만 원, 월 300만 원 선에 매물이 나왔습니다. 인사동 길 입구에 위치한 165㎡ 2층 점포는 보증금 8000만 원, 권리금 8500만 원, 월세 350만 원에 매물이 나왔죠.

명동과 마찬가지로 관광객에 의존하는 상권인데다 임대료 역시 낮은 편이 아니기에 이를 버티지 못한 임차인들은 결국 인사동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수년간 인사동 거리를 지켜왔던 터줏대감과 같은 매장들이 폐업 소식을 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