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새벽 5시~7시에 회사를 향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일명 ‘조출’, 조기 출근을 위해 아침부터 눈을 떠야 하는 것인데요. 최근 주 52시간 제도의 도입으로 조기 출근하는 이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직장 내에서 출근 시간과 관련한 이슈는 늘 논쟁이 끊이지 않죠.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회사 여직원 출근 관련해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어떤 사연일까요?

게시글의 작성자는 본인 회사의 출근 시간이 9시라며 대부분의 직원들이 40~50분에 맞춰 출근을 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 여직원만 58분에 딱 맞춰 출근한다고 했죠. 그리고 가끔 지하철이 연착되거나 고장 나서 지각을 하게 된 경우 여직원은 당당한 태도로 일관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는데요. 게시글을 올린 당일도 “좋은 하루입니다. 전철 멈췄습니다.”라고 카톡이 왔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습니다.

해당 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정시까지만 가면 된다. 퇴근 시간도 5분, 10분 안 챙겨주지 않느냐”, “지각만 안 하면 언제 오든 상관없는데, 지각한 이상 지각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저런 부류가 승진하는 건 못 봄”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지하철 고장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나 지각은 엄연한 개인 귀책사유이며 당당한 여직원의 태도 역시 문제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았죠.

이렇듯 직장인마다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출근 시간이 모두 다릅니다. 과거 보수적인 기업에선 업무 시작 30분, 20분 전 조기 출근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되려 조기 출근을 직원들에게 권장하기도 했죠. 기업 측에선 조기 출근은 업무의 연장선이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사전 준비 및 전일 업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연근무제, 자율출퇴근제 등이 도입되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일부 근로자들은 지나치게 이른 조기 출근을 연장 근무의 일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야근 대신 일찍 출근 시켜 근로하게 하는 조삼모사 방식이라는 것이죠. 그럼에도 여전히 조기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있는데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기 출근을 한다고 밝힌 직장인 37%가 ‘업무를 빨리 처리하기 위해서’, 31%가 ‘대중교통 운행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이외에도 상사의 지시, 인사고과 등이 이유로 꼽혔죠.

그렇다면, 조기 출근해 업무 시작 전까지 하는 업무들이 법적 근로 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법적으로 인정되는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 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입니다. 잠깐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더라도 회사, 사업주의 지시에 즉시적으로 나와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근로 시간으로 인정됩니다. 사용자의 감독 아래 있는 대기 시간이기 때문이죠. 재택근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명확한 지시와 감독하에 있지 않은 ‘자발적 조기 출근’일 경우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 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라는 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업무 준비를 위한 조기 출근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조기 출근을 하지 않아 임금이 감액되거나 복무 위반으로 제재를 가한다면 권리 의무관계가 성립됩니다. 이러한 경우 조기 출근이 근로 시간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인정 여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백화점 소속 화장품 판매원들은 사용자의 요청에 의해 근로계약서에 규정된 것보다 매일 30분씩 일찍 출근하여 꾸밈 노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였는데요. 해당 사례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조기 출근을 지시하였거나 원고들이 30분씩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청구가 기각된 바 있습니다.

반대로, 한 조선소는 근로계약상 업무 개시 시간이 8시인데 체조 시간을 이유로 7시 30분부터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뇌출혈로 산재보험 처리 중이었던 한 노동자는 이 체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았고 과로로 인한 산재로 인정받기도 했죠. 이렇게 조기 출근에 대한 이슈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찬반이 갈리고 있는데요. 업무 시간 30분 전 조기 출근,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