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한국을 화이트국가(우대국)에서 제외시키면서 기존 빠르게 되었던 무역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소재들 수입 시 까다롭고 번거로워져 타격이 컸는데요. 그 당시만 해도 삼성은 망할 거고 기업들도 줄 도산해 결국 한국은 끝날거라던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같은 걱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기업들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벗어나 기술 자립한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수출규제의 배경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1965년경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시작됩니다. 일본은 수년간 한국을 식민지로 삼아 지배했는데요. 위안부, 강제징용 등의 극악무도한 만행을 숱하게 저질렀습니다. 결국 패망한 일본은 후에 1965년 한국과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을 맺게 됩니다.

협정을 살펴보면 ‘일본은 한국에 투자한 자본과 일본인 개별 자산을 모두 포기하고 식민지 지배 보상금으로 총 5억 달러를 지원한다’, ‘양국은 국민의 재산, 이익, 권리에 대한 청구권에 대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한다’라는 내용이 대표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협정 체결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국내 반발과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정은 체결되었습니다. 5억 달러는 국가의 발전 기금으로 사용되었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미미했습니다. 몇십년이 지나고 자신들의 만행이 전세계로 밝혀진 일본의 총리들은 각국의 비난을 면하기 위해 성명문을 발표하거나 한국으로 와 사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 이들은 바로 심사 참배를 하는 등 사죄의 진정성이 의심 가는 행동들을 하며 한국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외교적으로 한일 양국은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관계는 틀어집니다. 박근혜 정부가 설립한 한일치유재단이 해산되는 등 갈등은 극에 달했는데요. 이때 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보상 요구 소송에서 법원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인데요. 일본 기업은 각각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일본은 엄청나게 반발을 하고 나섰습니다. 가만히 있을 리 없던 일본은 G20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감행합니다.

2019년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켰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가 단행되었는데요. 일부러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들을 노린 보복 조치에 당시 기업들과 정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이 품목들은 일본의 의존도가 44%에서 높게는 94%까지 달하였기 때문에 반도체 소재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습니다.

발등에 붙이 붙은 건 한국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고객인 한국 기업을 잃게 생긴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도 속앓이를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삼성전자의 매출액 비중이 10%가 넘어가는 반도체 기판회로 제작용 감광제 제조업체 JSR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또 한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 소니와 같은 전자기기 제조사들의 생산에도 차질이 예상되었습니다. 디지털 시대인 현재 반도체 시장이 무너지면 최근 성장정체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경제도 타격을 면치 못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공급망 안정화의 가장 큰 조건으로 여겨지는 거래처의 다변화가 이루어졌고 국산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탈 일본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무역보복 이후 1년, 수많은 관계업자들이 우려했던 피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국산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기술 자립이 진행되었습니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작년 코오롱이 양산에 들어갔다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SK머티리얼즈가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생산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 6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으로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불화수소 테스트를 마치고 고정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2019년 당시 갑작스러운 일본의 수출 규제에 여유 부릴 시간이 없었던 국내 기업들은 삼성전자를 선두로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 일부를 중국산, 국산 등으로 대체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간 공급선 다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안주했다”며 “이번 위기로 인해 공급망이 더욱 안정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기체 불화수소 일부는 미국 메티슨 등의 제품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솔브레인은 올해 액체 불화수소 공장을 조기에 완공하였고 램테크놀러지는 2021년을 목표로 액체 불화수소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두 기업들은 작년 삼성전가와 SK하이닉스에 불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기업으로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SK머티리얼즈는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생산시설 준공을 내년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산 불화수소 등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에 대한 국가 공인 품질평가도 시작됩니다. 국산 소재에 대한 공신력 있는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기술 자립화가 앞당겨질 전망인데요. 2019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구축에 들어갔습니다. 시설 구축비 7억과 분석장비 8억 등 15억을 활용해 실험실을 완공했습니다.

국산 불화수소부터 품질평가는 시작됩니다. 불순물을 측정해 순도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해졌는데요. 오상협 가스분석표준그룹 책임연구원은 “이번 품질평가 결과가 나오면 공신력 있는 첫 번째 평가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 기업들의 성과에 발 빠른 정부의 대처도 한몫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정부의 조기 인허가와 승인 등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램테크놀러지에 따르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의 6종 유해화학물질 영업 판매업 허가 승인이 이루어졌고 솔브레인은 화학물질 조기 인허가 지원을 받았습니다.

SK머티리얼즈의 경우 정부의 특례 적용으로 기술 검토 및 안전 업무 진단 처리 기간이 단축돼 이른 시일 내에 공정 허가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의 모두 발언에서 “지난 1년 우리는 일본의 조치에 흔들리지 않고 정면돌파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지금까지 생산 차질이 일어나지 않았고 소부장 산업의 국산화와 공급처 다변화 등을 구축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의 일본 의존도가 낮아지자 일본 기업 역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일본 불화수소 업체의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는데요. 일본 내부에서는 “그때 왜 그랬냐”는 자조 섞인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불화수소 1위 업계인 일본 스텔라케미파의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고 불화수소 매출 또한 22% 줄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불화수소 수출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이 일본 관보에 공개한 2019년 7월에서 2020년 6월까지의 회계연도 실적에 의하면 순이익은 작년 대비 90% 감소한 약 7천867만 엔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한화 약 8억 7천만 원에 달합니다. 모리타화학은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한국 불화수소 시장에서 30%를 점유하였지만 수출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다시 한국 수출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이 지난 2020년, 일본은 또다시 비수를 꽂았습니다.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분야의 특허와 관련해 일본은 올해 10건의 이의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무역보복 이전에는 이미 특허가 난 사안에 집중했지만 최근 제기된 이의신청은 주로 신기술에 집중되었습니다.

올해 일본 측이 제기한 특허 이의신청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반도체 부품 등 신기술 관련 특허가 대다수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관계자는 “수출규제를 계기로 시작한 소부장 자립화에 대한 일본의 특허분쟁은 예고된 것”이라며 “특허청이 우리 기업에 대한 일본의 특허분쟁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