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라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컴퓨터를 접해본 적 없었던 아이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이 아이가 커서 IT 기업의 경영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은 아주 낮을 것입니다. 또, 그 기업이 미국 4대 IT 기업 중 하나라면 확률은 더 희박해집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상황에서 기적처럼 확률을 뚫은 아이는 가정이 아닌 ‘실존 인물’입니다. 바로 구글 CEO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이하 피차이)인데요.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피차이가 어떻게 구글 CEO까지 되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피차이는 인도의 시골 마을인 첸나이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속기사, 아버지는 전기기술자였지만 사정이 넉넉하지는 못했죠.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살던 그의 가족은 피차이가 12살이 되던 해 처음 전화기를 들였습니다. 그는 지인의 번호는 물론, 최근에 연락한 번호까지 전부 외워 ‘신동’이라고 불렸습니다.

피차이의 비상한 머리를 인정한 부모님은 그를 대학에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그는 명문대로 꼽히는 인도의 공과 대학 카라그푸르 캠퍼스에 입학했는데요. 야금 공학 전공이었지만 이때 컴퓨터를 접하게 되면서 컴퓨터 공학에도 큰 흥미를 갖게 되죠. 1993년,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의 손에는 아버지의 1년 연봉보다 높은 스탠퍼드 대학의 장학금이 쥐어졌습니다.

피차이는 장학금을 갖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됩니다.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미국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죠. 이후 스탠퍼드에서 재료공학 석사를 이수한 뒤 반도체 제작 장비를 만드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는 기술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엔지니어 기술자가 되기로 결심했는데요. 이를 위해 펜실베이니아대학 왓슨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까지 이수했습니다.

그는 왓슨 스쿨을 졸업한 뒤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반도체 관련 컨설팅을 2년 동안 해오다가 구글에 합류, 구글 검색 툴바 팀에 배치됐습니다. 훗날 인터뷰를 통해 구글 입사 사유와 관련된 질문에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여정에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당시 구글은 검색엔진 사이트 운영이 주 업무였죠. 검색엔진 시장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 사용자들이 해당 엔진을 사용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한 업무였습니다. 트래픽이 곧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인데요.

구글의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자 MS는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IE의 기본 검색엔진을 자사 검색엔진 ‘빙’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구글은 방문자가 급감하게 됐죠. 이를 계기로 브라우저 시장의 힘을 알게 된 피차이는 구글의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CEO였던 에릭 슈미트는 이를 거절했지만, 공동창업자들의 지지를 얻어 진행할 수 있었죠.

피차이는 자체 브라우저 개발에 앞서, 모든 것을 IE와 반대로 개발할 것을 결정합니다. IE 사용에서 불편을 느끼는 이른바 IE의 ‘안티’ 고객을 노린 것이죠. IE와 반대로 진행된 목록은 빠르고 지속적인 업데이트, 사용자들을 위한 간결한 메뉴 구성, 개발자를 위한 메뉴 추가, 웹 표준 준수 등이 있었는데요. 2008년, 드디어 피차이의 혁신적인 구글 자체 브라우저 ‘크롬’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IE의 단점을 대부분 개선한 크롬은 출시 초반에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긴 ‘헤비 유저’ 사이에서 사용됐습니다. 이후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면서 웹 표준의 중요성이 커지자 크롬의 점유율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는데요. 크롬은 2012년 이후 브라우저 시장 점유 1위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피차이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구글 수석 부사장, 입사 11년 차인 2015년에는 구글 CEO의 자리에 오르게 됐죠.

2017년 8월부터 CEO가 된 피차이는 임기 첫해에 1억 5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1240억 원인데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따르면 피차이는 2017년까지 귀속 권한을 갖는 인센티브 급여 방식인 제한 주식 9980만 달러어치와 급여 62만 2500달러를 챙겼습니다.

2018년 2월에는 구글 CEO 가운데 최고 수준인 제한 주식 1억 9900만 달러를 받았죠. 이후 2019년에는 연봉 65만 달러(약 8억 원)에 주식 형태로 지급되는 상여금 2억 8100만 달러(약 3469억 원)를 받았습니다. 피차이는 올해부터 200만 달러(약 25억 원)로 연봉이 오르는데요. 올해 그는 미국 CEO 연봉 톱 8순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