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할 때 현대차의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죠. 진출 초기 찬란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이후에는 악재가 겹치면서 암울한 시기가 이어졌습니다. 미국에서의 현대차 이미지는 깡통차를 만드는 회사였고 현대차에서 수출했던 엑셀의 별명은 ‘일회용 차’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절치부심한 현대는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시작합니다. 현대의 노력은 통했을까요? 미국 현지에서 전하는 현대차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미국 시장에서 가장 핫한 한국 차는 바로 ‘텔루라이드’입니다. 준대형 SUV(sport utility vehicle)인 텔루라이드는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북미 현지 전용 차량인데요. 현지에서 인기가 대단합니다. 2019년에만 5만여 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했고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입니다.

특히 ‘2020 World Car Awards’에서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됐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트렌드 선정 2019 올해의 차, 자동차 전문잡지 카 앤 드라이브 선정 2019 10 베스트카, 북미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되면서 각종 자동차 관련 상을 휩쓸었습니다.

현대차가 선전하고 있는 북미의 경우, SUV 인기가 대단한데요. 픽업트럭 등 SUV의 인기가 유난히 높은 북미는 SUV 시장의 경쟁이 유독 심하기도 하죠. 현대차는 품질과 가격의 장점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악재 속에서 선방하며 시장 점유율을 전년대비 1.1% 늘린 8.8%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주요 SUV는 텔루라이드를 포함해 기아차의 쏘울, 현대차의 투싼, 싼타페, 넥소 등입니다. 이 중 지난해 판매량이 가장 많은 차량은 투싼으로 2019년 한 해에만 13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산타페가 12만 대, 기아차의 쏘울이 9만 8,000대를 판매했습니다. 이외에도 전기차인 EV소나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6개월 이상 예약이 밀려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SUV가 인기가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세단의 인기는 떨어지는 것이 미국 자동차 시장인데요. 매달 자동차별 판매량을 살펴봐도 픽업트럭 등 SUV 차량이 상위권을 석권하죠.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에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준 차는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입니다. 미국에서 엘란트라로 불리는 아반떼는 작년 한 해에만 17만 5천여 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국내에서 국민차로 불리는 소나타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출시한 G80은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G80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자 미국의 대형 자동차 유튜브인 ‘레드라인’이 G80의 리뷰를 올렸는데요. 이 영상에 미국 현지 소비자들은 많은 관심과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2020소나타의 경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디자인, 품질, 가격에 안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훌륭한 차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싸고 품질이 안 좋은 그야말로 ‘싸구려’ 이미지였죠. 하지만 최근 현대차의 위상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그동안 양적 성장만 몰두하던 현대차가 고급차와 친환경차 등을 선보이면서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내놓은 차의 현지 반응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SUV 텔루라이드와 EV소나는 주문이 밀려 6개월을 기다려야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이고, 올해 출시된 G80과 소나타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합니다. 특히 G80의 리뷰 영상엔 “G80이 아우디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BMW를 평범하고 낡은 차로 만들었다” “G80은 일본차보다 몇 발은 앞섰고, 독일차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등 기대감에 찬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