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고등학생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아마 점심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 급식을 먹던 세대라면 한 번쯤 급식 표에 색칠을 하거나 점심시간 전 교시가 끝나자마자 급식실로 향했던 기억이 있을 텐데요. ‘급식’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반찬들이 아닌 호텔 레스토랑 수준의 ‘특식’으로 화제가 된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파주중학교, 세경 고등학교입니다. 이곳의 급식을 책임진 김민지 영양사는 SNS 등에서 화제 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죠. 이런 그녀가 최근 학교를 떠난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같은 재단에서 세운 파주 중학교, 세경 고등학교 학생들은 같은 급식실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소속되어 있던 김민지 영양사의 ‘특식’과 다름없는 급식을 먹을 수 있었죠.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즐겁게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특별한 메뉴들을 제공하게 됐다는 그녀는 장어, 랍스터 등의 고급 식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며 일반 급식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식단을 완성했는데요. 급식계 끝판왕이라 불리며 2016년 교육부 장관상까지 받았지만 그녀의 급식에는 사실 숨은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퇴근 후에도 대량 조리가 가능한 특식 메뉴를 연구하고 재료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각종 시장을 오가며 발품을 팔았죠. 또한, 일부러 손이 많이 가는 재료를 사용해 거기서 남는 돈을 모아 학생들의 특식을 위한 예산을 마련했는데요. 최근 7년간의 영양사 활동을 그만두고 직장을 떠나 요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도전을 하겠다고 밝혔죠.

이에 해당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일했던 조리사들은 꽃다발을 선물하는가 하면, SNS를 통해 그녀에게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한 학생은 3년 동안 점심을 책임져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녀 덕분에 기운 내 해병 부사관이 될 수 있었다는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균형 잡힌 음식물 공급을 위해 식단을 계획하고 급식을 관리하는 영양사들. 그렇다면, 영양사의 채용 조건과 연봉은 어떨까요? 워크넷에 따르면 영양사의 연봉은 2019년 기준 하위(25%) 연봉 2,542만 원, 중위(50%) 연봉 2,907만 원, 상위(25%) 연봉 3,332만 원입니다.

영양사가 되기 위해선 전문대학 및 대학교에서 식품학 혹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식품 영양 관련 과목을 최소 18과목, 52학점 이상 이수한 뒤 현장 실습을 마친 후 영양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영양사 시험 합격률은 매년 55~65% 선이죠. 보통 단체급식 업체에 지원하려면 영양사와 조리사 면허가 필요해 두 가지 면허를 모두 따는 이들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체, 병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근무하게 되는데요. 국내 주요 급식 업체로 알려진 아워홈, 삼성 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등 규모가 큰 업체의 초봉은 대략 3천만 원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임 수준이 업계 최상위로 알려진 신세계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된 바 없습니다.

가장 처우가 안정적인 직장은 바로 학교입니다. 임용고시를 거쳐야 하는 데다 채용 인원 역시 제한되어 있는데요. 학교에 영양교사 배치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교 영양교사로 채용되면 9호봉을 적용받으며 정액급식비, 본봉의 60%를 지급하는 명절 휴가비 등의 각종 수당이 뒤따라옵니다. 정년이 62세까지 보장되는 교육공무원이나 다름없죠. 병원영양사의 경우 대학병원과 일반 병원의 편차가 큰 편이라고 합니다.

보통 영양사의 업무를 식단 구성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급식의 전반적인 작업, 위생, 구매, 인사, 노무, 식품, 기구 관리 등을 총괄하는 ‘경영인’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급식 예산 및 식자재 관리를 위해선 피 급식지와 업주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해야 하는데요.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관리하는 조리종사원들 역시 다수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죠.

특히 경력이 오래된 조리사의 경우 신입 영양사 지시에 불응하며 일어나는 갈등이 가장 흔한데요. 심한 경우, 조리종사원들이 노조에 고발해 학교와 노조 사이의 갈등이 커지며 영양사나 영양교사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급식을 제공받는 학생, 직장인, 환자 등 다양한 이들의 니즈를 한 번에 충족시키는 것이 어렵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식단을 짜야 하기에 늘 고민을 거듭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본인이 짠 식단을 맛있게 먹어주는 고객, 학생들이나 점차 본인을 신뢰해나가는 조리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인데요. 노력한 결과물에 따른 피드백을 즉각 반영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징입니다.

한편, 최근 가장 식단 및 위생에 주의가 필요한 영유아가 통원하는 유치원에 전담 영양사의 부재로 식중독 사고 등이 발생하며 관련 법령이 강화되어야 함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식재료 관리와 보존이 미흡해도 처벌은 과태료 50만 원뿐입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50인 이상의 유치원에는 반드시 교육을 고용해야 하는데요. 유아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원생이 100명을 넘을 때만, 그것도 5개 유치원이 1명을 공동 채용하면 됩니다. 두 법이 유치원 영양사 의무 고용을 두고 충돌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다수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다 영양사 채용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