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네이버가 자사와 계약을 맺은 부동산 정보업체가 카카오에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걸 막았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네이버는 10억 원 이상의 과징금을 물게 생겼다고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은 잘못된 처분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는 2013년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서비스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이전에는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직접 매물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13년부터 부동사 정보업체와 제휴를 맺고 매물 정보를 제공받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부동산은 부동산중개업 온라인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5년 2월 카카오는 이런 네이버부동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네이버에 매물을 제공하던 주요 부동산정보업체 8곳 중 7곳이 카카오부동산과도 매물 정보 제휴 의사를 확인해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미 온라인플랫폼 시장 전반에서 크게 성장한 네이버는 이를 보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정보업체들과 카카오의 움직임을 파악했습니다. 매물정보 재계약 과정에서 네이버는 ‘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담았습니다. 이후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업체의 확인매물 제공 금지조항 위반 시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벌칙조항도 추가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또한 네이버는 2017년 카카오가 부동산114와의 제휴를 추진하자 네이버는 부동산114를 압박하여 카카오와의 제휴 거래를 무산시켰다고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부동산114에 확인이 끝난 매물뿐 아니라 네이버에 검증을 의뢰한 매물까지 모두 3개월간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도록 요구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매물을 내놓은지 3개월 안에 대부분 거래가 성사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사실상 거래를 봉쇄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였습니다. 부동산114는 해당 조항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네이버에게 삭제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와 계약을 맺어 카카오에 대한 정보 제공을 막은 것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네이버에 10억 3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행위를 ‘멀티호밍 차단’으로 보았는데요. 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해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 카카오가 온라인 부동산중개거래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었고 결국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부동산 거래를 할 선택권을 뺏겼다고 판단했습니다. 카카오부동산은 네이버로부터 ‘멀티호밍 차단’을 당한 후 2018년부터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에 관련 서비스를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부동산 매물은 다양한 경로로 노출이 많이 될수록 거래 확률이 높아지는데도 네이버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거래가 끊기기 때문에 네이버의 지배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네이버가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을 남용해 자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2015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네이버부동산의 순방문자 수는 2억 8400만 회, 페이지뷰는 136억 9500만 회에 달하여 전체 시장의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물 건수 기준으로는 네이버가 2890만 건으로 전체 매물 건수의 40%를 넘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방침에 네이버는 “정당한 권리행사일 뿐”이라며 행정소송을 예고했습니다.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는 2009년 네이버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였으며 특허도 2건 확보한 창의적인 서비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도입에 앞서 경쟁사들에게 공동 작업을 제안했지만 해당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부득이 독자적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네이버 관계자는 “도입 초기 매물 정보 감소와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공인중개사들이 반발하며 매물 등록을 거부해 부동산 서비스 트래픽이 5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그러나 중개사분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행착오를 거쳐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을 어렵게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서 네이버는 특히 카카오가 뒤늦게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를 아무런 비용이나 노력 없이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네이버는 무임승차를 막고 지식 재산권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네이버는 또한 “공정위가 네이버의 합리적인 대안 제시와 혁신적 노력을 외면한 채 네이버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공정위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예고했습니다.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 갑질로 10억 대의 과징금을 맞은데 이어 9월에는 쇼핑 분야에도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공정위의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는 2018년 10월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가 시장 지배력을 활용하여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신고하면서 시작되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 검색 시 네이버 쇼핑 플랫폼인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네이버 페이를 쓰는 판매자 제품을 눈에 잘 띄게 노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요. 이에 대해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심사 보고서를 네이버에 발송하고 지난달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논의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달 중에 입법 예고하고 내년 상반기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는데요. 법안에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입점 업체에 대한 경영 간섭 차단 등 금지행위 규정과 계약서 교부의무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나 학계 일각에서는 신규 플랫폼의 성장 및 기업의 혁신 저해 가능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훼손,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등의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디까지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시장 획정 자체가 중요한데 쇼핑 등은 구분이 애매하다”면서 “제재가 이루어지면 공정위와 네이버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