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 업계는 사실상 ‘올 스톱’ 되었습니다. 선수나 경기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력하던 스포츠 브랜드 역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죠.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의 글로벌 브랜드에선 각자의 슬로건을 내세워 캠페인성 마케팅에 힘쓰고 있는데요. 사회적 활동의 제한을 유도하거나 함께 사태를 돌파해나가자는 등의 메시지를 전하며 각자 살길을 찾고 있습니다.

장성규는 함께 출연한 현세린 골퍼에게 골프웨어에 적힌 스폰서 비용에 대해 물었다. / youtube @ 워크맨

그럼에도 각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은 코로나19 사태 회복 후 브랜드를 노출시킬만한 ‘스타 선수’ 들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단 몇 초의 노출로도 홍보 효과는 물론, 어마어마한 판매 수익까지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선수들 역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전략이 아닐까 싶은데요. 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에서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스타 마케팅, 대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같은 유니폼을 착용한 박성현, 타이거 우즈(상단) 안신애, 박결 골퍼(하단 좌측)와 김혜윤, 배선우 골퍼(하단 우측)

골프업계는 의류 협찬이 가장 활발한 업계 중 하나입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유명 선수들이 쓰는 제품을 따라 쓰는 경향이 강하죠. 타이거 우즈가 착용한 피케 셔츠, 야구 모자가 일종의 ‘골프 유니폼’이 된 것이 그 예입니다. 국내 프로골퍼들이 한 대회에서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 것 역시 같은 이유입니다.

미국 프로 골프투어에서 활동하는 주요 선수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라 부릅니다. 중계방송 등에서 노출되는 브랜드 로고는 위치에 따라 그 가격이 다른데요. 가장 비싼 것은 모자 정면으로 세계 랭킹 10위 내에 드는 선수라면 연간 300만 달러, 한화로 약 33억 7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마케팅 가치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비용은 1,000만 달러, 한화로 약 100억 원에 이르죠.

2013년 당시 골퍼 박인비의 후원사들. / hankyung

모자 외에 상의 가슴, 소매, 상의 옷깃 등에 부착되는 로고는 평균 5만~10만 달러가 지불됩니다. 한화로 약 6천만 원~ 1억 원 정도의 비용이죠. 선수들은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기도 합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투어 대회 우승의 경우 3천만 원~1억 원, 투어 카드 유지는 천만 원~3천만 원,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에는 1억 원 정도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2018, 2014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 후원 브랜드. 아디다스, 나이키가 압도적이다. / mk news

스포츠 종목 중 가장 많은 팬을 가진 종목은 바로 축구입니다. 전 세계 축구 팬의 수는 약 16억 명. 한 달간 전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월드컵은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이 각국 대표팀의 후원사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장이기도 합니다. 후원사가 되면 유니폼 오른쪽 가슴 부위에 자사 브랜드 로고를 새길 수 있는데요. 이 대가로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합니다.

유럽 축구 시장에선 선수들의 유니폼 후원에 이적 비용만큼 큰돈이 움직입니다. 프랑스 레퀴프의 조사를 살펴보았는데요. 아디다스는 3억 9,760만 유로(약 5352억 원)으로 레알 마드리드, 맨유, 아스널, 유벤투스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나이키가 3,472억 원으로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 첼시 구단을 후원하고 있죠. 이외에 푸마가 1,009억 원, 뉴발란스가 848억 순으로 각 구단의 선수 유니폼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삼성, 롯데, 두산 등 각 대기업이 후원하고 있는 야구팀은 어떨까요? 보통 모기업이 크기 때문에 주력 그룹 계열사 브랜드나 주력 제품을 경기복 상하의, 모자 등에 나눠 부착하는데요.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 소매 양쪽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로고가, 헬멧에는 스마트폰 ‘갤럭시’, 모자에는 삼성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들어가는 식이죠.

모기업이 아닌 기업과 후원 계약을 하고 로고를 부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보통은 연단위로 계약을 맺는데요. 야구의 특성상 가장 노출되기 쉬운 가슴 중앙 쪽 로고가 가장 비쌉니다. 연간 8~10억 원 사이. 소매 쪽은 양 팔에 모두 네 개를 달 수 있으며 개당 연간 3~4억 원 선이라고 공개됐죠. 이외 금액은 대다수 팀들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금액에 상응하는 물품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일부 육상 선수들은 경기력 저하를 감수하면서까지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육상의 경우 축구, 농구 선수들처럼 일정한 수입을 올리기 어려워 상금과 스폰서 계약에 의존하는 의존도가 커지면서 일어난 문제로 밝혀졌습니다.

2011년 미국 챔피언십 대회에서 스폰서인 나이키의 스파이크 폭이 너무 작아 불편했던 마이클 하즐은 동료에게 아식스, 리닝사의 스파이크를 빌립니다. 나이키와의 계약 조건으로 스파이크 브랜드를 가렸지만 미처 밑창에 있는 로고를 가리지 못해 1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지 못했습니다.

주황색 스프레이를 뿌려 상표를 가린 미국 육상의 조니 더치 / ny times

이외에도 나이키, 아디다스의 스파이크 위에 후원사의 로고가 그려진 덮개를 씌우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전설적인 육상 선수였던 칼 루이스는 “왜 우리는 스포츠 용품 업체들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가? 우리가 진정한 프로 스포츠인이라 할 수 있나?”라며 현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조니 더치 등과 같은 선수들은 몇 년간 스폰서 없이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죠.

손흥민 선수 역시 아디다스와 2008년부터 15년간 계약을 맺어오고 있다.

선수와 브랜드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스포츠 마케팅. 세계적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아디다스와 평생 계약으로 1,740억 원의 계약금을, 마이클 조던은 2017년 나이키와의 계약으로 1,190억 원을 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력과 선수의 컨디션이 고려되지 못한 채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을 위해 진행되는 협찬은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회복됨에 따라 스포츠 브랜드 업계에선 활발한 스타 마케팅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인들이 마음 편히 스포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돌아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