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시장 장악한 웅진 코웨이
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 획득
세심한 한국형 렌털 서비스 도입
현지 주부들이 각광하는 ‘코디’
경쟁 업체, 해외 진출 계획은?

EU와 같은 국가 연합을 목표로 구성된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아세안. 태국,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등의 동남아 국가들 중 중 국내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국가는 말레이시아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인구수는 5천만 명으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세안 국가 중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1인당 GDP가 가장 높고 아세안 지역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매력적인 국가죠.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가진 데다 높은 구매력을 갖춰 한류 제품의 테스트 베드로 적격인 곳입니다. 이런 말레이시아에 일찍이 진출해 어느덧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한국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웅진 코웨이입니다.

한국 브랜드가 장악한
말레이시아 가전 렌털 시장

현재 말레이시아 렌털 시장은 코웨이, 쿠쿠홈시스, SK 매직 등 한국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업체가 연이어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현지 생활가전 시장의 성장세 덕분입니다. 이중 가장 먼저 진출한 웅진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섰습니다. 현지에선 정수기를 코웨이라 부를 정도죠.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2006년 해외 법인을 처음 설립해 진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시장은 코웨이 전체 해외 매출 중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의 매출은 2016년 1430억 원, 2017년 2075억 원, 2018년 33534억 원으로 연평균 30% 이상 고도성장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매출은 5263억 원. 전년 대비 48.9%가 늘어난 수준입니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우수 고객들과 기자단이 서울대학교 내에 위치해 있는 환경기술연구소를 찾아 코웨이의 연구개발 장비들을 살펴보고 있다.

교민 의존도 낮추고
현지 고객 잡기 위한 전략

그렇다면 웅진 코웨이가 말레이시아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2010년 웅진 코웨이는 정수기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에서 할랄(이슬람 음식) 인증을 획득하며 지난해 135만 고객 계정을 달성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진출 시 교민들에게 의존하는 기업들과 달리 현지 문화와 관습을 고려해 무슬림 고객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이죠.

개념조차 생소한 ‘렌털 관리’
웅진 코웨이가 최초 도입해

기존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은 관리 서비스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2007년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최초로 한국형 렌털 서비스와 코디 서비스를 도입했죠. 렌털 서비스는 일시불 구매보다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정기적으로 필터, 물통, 정수관 하나까지 관리받을 수 있어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정수기 판매는 80% 이상이 렌털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달리 A/S, 인터넷 신청, 배송 등의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웅진 코웨이에선 이 점을 역이용해 고객이 요청하기 전 먼저 찾아가 필터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죠.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정수기에 이어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렌털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코디들

말레이시아 주부들이 선호해
남다른 직원 관리로 이탈률 낮춰

렌털 서비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코디’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코디 및 헬스플래너(판매 전문가)는 1만 2,300명인데요. 진출 초기에는 직원이 경쟁사로 이탈하는 등 높은 이직률로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때, 웅진 코웨이는 집으로 초대받는 것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직원들에겐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하며 가족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는데요. 중국인 직원에겐 ‘당신을 믿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했습니다. 또,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을 직접 찾아가는 등의 남다른 노력을 보였죠.

웅진코웨이는 2017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건강 마라톤 대회인 ‘웅진코웨이런’을 개최하고 있다.

여러 인종이 함께 사는 말레이시아의 특성을 살려 인종별로 다양한 직원 활동 프로그램을 짜거나 직원 교육에 대한 물리적인 투자 역시 늘렸죠. 웅진 코웨이 ‘코디’ 중 80%는 여성입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직업으로도 꼽히죠. 말레이시아 내에서 처음으로 다수의 여성 주부 인력을 기업으로 이끌어낸 사례인데요. 덕분에 현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코디네이션 뮤직비디오

코디를 내세운 마케팅, 광고 역시 눈에 띄었는데요. 지난 10월, 웅진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코디 서비스 경쟁력을 한 편의 뮤직비디오로 소개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 수 900만 회를 돌파했죠. 이외에도 시골 지역에 우물을 파고 정수기를 나눠주는 등 외국계 기업으로서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쿠쿠, 청호나이스, SK 매직이 후발 주자로 등장했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국내 업체들
정수기→비데, 매트리스 확장

웅진 코웨이가 진출한 이후 여러 한국 기업에서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쿠쿠, SK 매직 등과 경쟁하며 코웨이는 현재 점유율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죠. 이를 위해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상품군을 넓혀 돌파구를 찾았는데요. 서구권과 달리 화장실 사용 후 화장지가 아닌 샤워 물로 뒤처리하는 무슬림의 문화를 고려한 현지화된 비데 상품을 출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달리, 저조한 매출과 규모를 보이고 있는 태국 법인은 코웨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렌털 사업을 위한 금융 인프라 미비와 렌털을 낯설어하는 소비자 인식이 원인이었죠. 진출국의 문화적 특성이 중요한 사업이다 보니 일본, 이탈리아 법인 역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청산했습니다.

최근 웅진 코웨이는 넷마블에 1조 7,400억 원에 매각되었는데요. 넷마블은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AI, 클라우드 등 IT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 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임을 밝혔죠. 앞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국가로 진출을 예고한 만큼, 코웨이 제품으로 어떤 현지화 전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