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파’와 ‘병원파’로 나뉜 건강검진
주요 대기업들은 대형병원과 계약
추가 검사받기 위해서는 본인 부담
직장 생태계 설움, 검진으로까지 이어져

회사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 복지 중 건강검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건강검진은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며 이는 사업장의 의무입니다. 그런데 요즘 건강검진으로 인해 좌절하는 직장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된 직장 생태계의 설움이 건강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중소기업 직장인들은 자신들의 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위내시경조차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면 대기업 직원들은 본인의 건강검진은 물론 가족들까지 회사에서 책임진다고 합니다. 기업에 따라 건강검진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는 체크할 수 없는 질환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별로 차이 나는 건강검진

서울에서 인쇄업체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 씨는 중년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건강을 집중적으로 챙겨야 할 나이지만 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은 소변검사, 혈액검사, 흉부방사선촬영이 전부였습니다. 체중과 시력, 혈압측정도 하지만 숨은 병을 찾을 수 있는 항목은 아니었습니다. 최종 상담실에는 고령의 의사가 “특별히 아프신 데는 없죠?라며 상담을 종료하였습니다.

국내 유명 대기업 5년 차에 접어든 박 씨는 지난달 건감검진에서 위내시경과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았습니다. 선택지에는 대장 내시경은 비롯해 간 검사 등의 각종 검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건강 검진 비용은 60만 원 상당이었지만 회사가 모두 지원하였고 배우자까지 무료였습니다. 심지어 부모님도 할인된 가격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국내 메이저 병원 종합건강검진 비용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일반건강검진과 주요 대기업 등이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종합건강검진의 비용은 최소 1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반건강검진은 건강보험공단이 1인당 4만 4,750원을 지급합니다. 이는 기본검진을 받을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추가로 위내시경, 복부초음파 등을 받고 싶다면 본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일반 내시경은 보통 6만 원대, 수면 내시경은 9만 원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신장, 췌장 등을 검사할 수 있는 복부초음파는 추가 비용이 7만 원대입니다. 올해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김 씨는 ”너무 기본적인 검사를 받다 보니 이 검사만으로 내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심경을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주요 대기업들이 대형병원과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합건강검진은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비급여에 해당되는데요. 대기업들은 사내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직장인들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보며 부럽다는 목소리를 내곤 합니다. 직장인들은 건강검진을 어디서 받느냐에 따라 ‘공단파’와 ‘병원파’로 구분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고 하네요.

국내 빅5로 불리는 메이저 병원의 종합검진은 기본검진 비용만 60만 원에 달합니다. 복부초음파, 위내시경, 심전도 검사 등과 함께 간암포지자, 대장암포지자 등의 검사도 진행됩니다. 또한 모든 검사와 상담은 교수들이 맡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기업 임원들은 주로 100만 원에서 200만 원 대의 건강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건강검진 체크할 수 없는 질환들

그렇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건강진단만으로 건강 상태를 잘 확인할 수 있는 걸까요? 공단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은 신장·체중·허리둘레·혈압 검사와 총콜레스테롤·공복혈당 등의 혈액검사, 시력, 흉부방사선촬영으로 호흡기계검사를 합니다. 반면에 상급종합병원의 종합건강검진에서는 간암·대장암·췌장담도계암표지자 검사와 시력과 안압, 소화기계검사로 복부초음파·위내시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호흡기계검사로는 흉부방사선촬영, 소화기계검사, 심혈관계검사, 호흡기계검사, 뇌혈관계검사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심전도 검사와 갑상선호르몬검사도 제공됩니다.

일반건강검진만으로는 건강 이상의 징후를 조기 발견할 기회를 잃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일반건강검사 결과 간장질환검사 수치가 정상이었던 임 씨는 올여름 간경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대학병원 건강검진센터 관계자는 “일반건강검진의 간장질환 검사는 기본적인 간 기능 검사라 구체적인 질환을 발견할 수 없다”며 “최소한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필요한 항목 추가 이용 조언

일각에선 종합건강검진 시장이 과도한 마케팅으로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일반건강검진을 이용하면서도 필요한 항목을 추가해서 이용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올 2월 건강검진 부당청구 시 금액에 따라 행정처분을 한다는 건강검진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는데요. 이는 3월 31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된다고 밝혀졌습니다.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복지상품을 제공하는 중소기업 복지플랫폼이 출범 2년 차를 맞아 신규 서비스를 대폭 늘렸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서비스 공급업체를 지난해 21개에서 올해 5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와 협업하여 공동근로복지기금 설립을 활성화하며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선별해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주요 사례에는 건강검진과 실비보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불규칙적 식생활습관, 환경오염, 운동 부족 등으로 각종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은 우리 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환을 미리 파악하여 빠르게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간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구체적인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 대상의 확대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