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맥가이버, 산업잠수사
일당 30만 원~많게는 200만 원
기후 영향 많이 받아, 겨울철 일 없어
극한의 근무 환경, 사망률 40배 높아

잠수와 관련된 직업은 다양하다.

바닷속 보따리장수, 맥가이버. 간단한 옷가지와 장비가 든 보따리를 들고 전국 팔도를 누비는 이들에게 붙여진 별명입니다. 이들은 물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이 가능하죠. 비교적 인지도는 낮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 꼭 필요한 이 직업은 바로 산업잠수사입니다. 목숨을 걸고 일하는 만큼 하루 200만 원을 버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외의 반전 직업인데요.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수중 용접, 교각 설치 등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된다.

◎ 바닷속 맥가이버, 산업잠수사

산업잠수사가 하는 일은 광범위합니다. 물속에서 못하는 게 없어 바닷속 맥가이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죠. 수중 교각 설치, 해난구조, 선박 접안 시설, 기초 부두 및 방파제 축조,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냉각 시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배의 하부, 프로펠러 촬영 및 조사, 수중용접, 절단 등 역시 산업잠수사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잠수기능사, 잠수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가 된 코미디언 김정구 씨.

지상에서도 하기 힘든 일을 수중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수중 촬영, 수중 용접, 수중발파, 유압 사용 기술 등의 수중 전문 지식은 필수입니다. 보통 잠수기능사, 잠수산업기사 자격증이 필요한데요. 주로 해병대, UDT/SEAL 해군특수부대 등에서 스쿠버를 접한 이들이 도전하는 직업이기도 하죠. 잠수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1년 이상 일하면 잠수산업기사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산업 잠수, 수중 용접, 스쿠버 잠수 등을 배울 수 있는 산업잠수과도 신설됐죠.

◎ 하루 200만 원까지? 겨울엔 일 없어

물속에서 위험한 작업을 이어가는 이들의 연봉은 어느 정도일까요? 흔히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은 업무 강도에 연봉은 쏠쏠한 편입니다. 작업 환경, 종류마다 다르지만 평균 일당은 30~50만 원 정도. 월급으로는 세전 300만 원 전후이며 팀장급은 세전 800~900만 원 대입니다. 기술 능력에 따라 단기계약의 경우 1,000만 원까지 받는 이들도 있죠.

흔치 않지만 수심 80m 아래에서 혼합기체를 이용한 잠수 작업을 할 때에는 하루 100~200만 원까지도 벌 수 있습니다. 수중에 유전이 많다 보니 관련 계통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데요. 유전개발 전문 외국계 회사에 취업할 경우에는 연봉 1억 원 이상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중 작업 중 손이 깨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 KBS

일당, 건당으로 급여가 책정되는 것은 산업잠수사들의 근무 형태 때문입니다. 보통 회사 소속으로 월급을 받고 일하거나 일당을 받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로 나뉘죠. 하지만 산업잠수사 90% 정도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고 위험이 많고 급여가 높은 산업잠수사를 회사에서 정식 고용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물론, 잠수사 입장에서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급여가 더 센 편이라 선호한다고 합니다.

높은 수입을 벌어들이더라도 겨울철 등 비수기에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춥고 파도가 세서 물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죠. 겨울철에는 보통 한 달에 5~6일 정도 일할 수 있는데요. 출장 역시 많은 편이라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물속에서 추위와 싸워야 하는 산업 잠수사.

◎ 극한의 근무 환경, 사망률 40배 높아

차가운 물속에서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일하는 이들은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무려 40배가 높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령에 의하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무시간은 1일 6시간, 주 34시간을 초과해선 안되죠. 고압환경에서 고립된 채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 만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잠수병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수중작업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술과 담배는 물론 신체 컨디션을 항상 최상으로 조절해야 하는데요. 심장, 폐, 귀 등은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산업 잠수사들의 장비

2015년에는 최소한의 작업 요건도 갖춰지지 않은 사업장이 많아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비용 때문에 필요한 장비, 인원을 갖추지 않고 작업하다 적발된 것이죠. 잠수사들의 생명과 직결됨에도 열악한 환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요. 전면이나 전체가 금속으로 된 수중 헬멧이 없는 곳, 자격증 보유자를 채용하는 것이 아닌 자격증을 빌려 일용직 잠수사를 공사에 투입하는 등 황당한 사례들이 연이어 공개되었습니다.

원활한 수중 공사를 위해 개발된 로봇 (오른쪽)

우리는 산업 전선의 숨은 일꾼인 이들 덕분에 바다, 강 위에 놓이는 다리와 큰 배들이 오가는 넓은 부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산업잠수사 업계 전망은 좋은 편입니다. 높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생사를 오가야 하는 열악한 업무 환경은 기존 잠수사들까지도 업을 포기하게 합니다. 산업잠수사들의 근로 환경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