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성장세 보인 게임 산업
K-게임 이끌었던 ‘배틀그라운드’
2조 8천억 원 벌어준 배그의 아버지
김창한 대표가 말하는 개발 스토리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해온 사업 분야는 바로 게임 산업입니다. 특히, 한국의 다른 서브컬처 문화 산업과 비교했을 때 온라인 게임은 독보적인 위치에 있죠. 세계 게임 시장에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수출로 벌어들이는 압도적인 외화량은 물론, 외국의 하드 유저들이 한국 서버에서 새로 업데이트되는 게임을 먼저 체험하기 위해 한국 서버의 계정을 생성하기도 합니다.

흔히 한류 열풍 하면 떠오르는 영화, 방송보다 압도적인 수출액 규모를 자랑하는 게임 시장 / donga

한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게임 산업에 기여한 인물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대표’라는 직함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그는 게임 하나로 무려 2조 8천억 원이라는 매출 흑자를 달성했죠. 오늘은 펍지 대표 김창한의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노게임즈 박원희 대표와 PD 시절의 김창한 대표. / inven

◎ 16년간 시도한 게임 3개, 모두 실패

현재 펍지와 크래프톤 대표 이사 자리에 있는 김창한 대표는 1998년~2007년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박사 과정을 지냅니다. 당시 벤처 붐이 일며 그의 지도 교수였던 양재헌 블루홀 고문이 세운 스타트업에 창업 멤버로 참여하며 게임 업계에 발을 들였죠. 당시 김 대표는 차고에서 시작한 사업이 애플이라는 거대 기업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생각하며 큰 꿈에 부풀었는데요. 서울로 올라와 오피스텔에서 1년 반 숙식하며 게임 개발에 힘을 쏟았지만 결과는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데빌리언 쇼케이스 당시. / newsdaily

수백 명에서 수 천명이 한 서버에 동시 접속해 즐기는 MMORPG ‘세피로스’, ‘펀치몬스터’, ‘데빌리언’ 등을 16여 년에 걸쳐 개발했지만 어느 하나 성공하지 못했죠. 그는 “한 게임이 론칭되고 망하면 다시 살릴 수도 없다. 50~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든 걸 쏟아부은 게임이 성공하지 못했을 때에는 책임감이 막중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2019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의 전 세계 합산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 1천억 원)를 돌파했다고 시장 조사 업체 센서 타워가 밝혔다./gamevu

◎ ‘마지막 도전’, 배틀 그라운드

그러다 그의 세 번째 회사 지노게임즈가 2015년 블루홀에 인수됩니다. 블루홀 산하 개발 스튜디오가 된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게임 개발에 집중했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배틀 그라운드’입니다. 출시 13주 만에 매출 1억 원 달러를 돌파했고 16일 만에 판매량 백만 장을 달성했죠. 대부분 출시 이후 점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여타 게임들과 달리 배틀그라운드의 성장세는 매서웠습니다. 연말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오히려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해요.

김창한 대표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배틀그라운드 수익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 2조 8천억 돌파한 수익, 비결은?

출시한 지 3년이 조금 지난 현재, 배틀그라운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홍진영, 김기열 등의 스타들은 물론 북미, 해외 팬들까지 푹 빠진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았죠.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40억 원이라는 투입자금의 700배 정도를 수익으로 벌어들였습니다.

배틀그라운드 국내 정식 출시와 운영방식을 설명 중인 관계자들. / chosun, cosmopolitan

K-게임 진출이 특히 어려운 북미에서 인정받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한국 게임 최초로 스팀(세계 최대 PC 온라인게임 플랫폼)에서 ‘얼리 액세스’ 방식으로 출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개발 단계부터 이용자가 즐길 수 있도록 하며 피드백을 반영하여 북미에서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덕분입니다. 이외에도 기획 단계부터 해외 개발 인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을 영입해 글로벌하게 시작한 것 역시 한몫을 했죠.

펍지 주식회사 내부 / jobsN, thisisgame, 펍지주식회사

◎ 배그의 아버지, 허술한 대표님?

배틀그라운드의 대성공 이후 블루홀은 조직 개편과 동시에 사명을 ‘펍지 주식회사’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게임 개발을 주도한 김창한 총괄 프로듀서를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북미는 물론 세계를 강타한 게임을 완성한 그에게 내려진 보상이었죠. 김 대표는 생활적 여유는 물론 30명 남짓했던 직원들이 1,000명이 넘어선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적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김창한 대표 / thisisgame,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최근 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그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배틀그라운드 성공 이후에도 “오랫동안 일을 해서인지 일을 안 하는 게 상상이 안 가더라”라며 여전히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쩐지 허술한 매력을 뽐내던 그는 회사가 커진 만큼 성장을 요구받아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럼에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과 함께하려고 한다는 의지를 보였죠.

김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의 게임처럼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방송까지 진행하는 게임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매주 사내 게임대회를 통해 ‘즐기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그와 함께 하는 직원들과 그의 뜻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