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팍팍해지는 생활
동남아 살이에 대한 관심 급증
베트남 물가 정말 저렴할까
현실적인 베트남 생활비는?

2030세대는 월급 한 푼 안 쓰고 15년을 모아야 서울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시대입니다. 월급에서 집세, 공과금, 식비, 기타 생활비 빼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청년 세대들의 한탄이 들려온 지 오래입니다.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170만 원, 월평균 생활비는 177만 원으로 저축은커녕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 된 베트남 고급 저택

평생 열심히 일해도 노후 생활 보장이 어려운데, 목돈 모아서 물가 저렴한 동남아에서 풍족한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 번쯤 하게 되는데요. 베트남에서 한 달 100만 원으로 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 베트남 물가 얼마나 저렴한가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은 2019년 기준으로 3만 1,86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비해 베트남의 GDP는 2018년 말 2,600달러를 기록했죠. 수치 상으로 확연한 차이가 있지만 2011~2018년도 약 8년간 베트남은 연평균 GDP 성장률이 6.2%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2019년,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141개국 중 전년 대비 10계단 상승한 67위를 기록했죠.

과거 베트남 물가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최근 베트남 여행 후기만 찾아봐도 쌀국수 한 그릇이 1,000원대라는 후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택시비 역시 기본요금 6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확인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17~2018년 동안 1년 평균 물가 상승률은 3.5%, 향후 약 4% 이상의 높은 상승률이 예측되고 있어 한국의 물가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습니다.

생필품 가격을 통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죠. 하노이 시내 대형마트에서 1.5L 생수는 500원입니다. 한국에서 2L 생수가 1,100원에 파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싼 가격은 아닙니다. 시내 깔끔한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평균 2000원입니다. 우리나라의 카페 커피 가격이 약 6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1/3 정도의 가격입니다. 한국 물가와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을 의미하죠. 물론 이는 지역 별로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호찌민, 다낭 지역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는 다양한 매물이 소개되어 있다. / 다낭 119, 베트남 부동산

생활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을 알아보겠습니다. 호찌민 시내 원룸 월세 평균은 약 35만 원입니다. 2019년 기준 서울 시내 원룸 월세 평균은 51만 원입니다. 저렴하긴 하지만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원룸이 아닌 방 2개 아파트는 월세 100만 원을 넘어갑니다.

◎ 교민들이 말하는 베트남 살이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한국처럼 깨끗한 환경, 편리한 서비스를 베트남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현지 식당들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식재료를 여기저기 그냥 놓아두어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마트에서도 상품들을 냉장 보관하지 않아 신선도가 의심됩니다.

한국인들은 현지 식당 대신 외국인들이 주로 들르는 레스토랑을 이용합니다. 호찌민 시내 깔끔한 레스토랑의 메뉴 평균 가격은 5000~8000원입니다. 이는 국내 평범한 음식점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베트남 내 교민들은 한국처럼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하길 원한다면 차라리 한국에서 사는 것이 낫다고들 합니다.

◎ 실제 베트남에서의 생활비는 월 300만 원?

베트남 현지인 2인 부부의 월평균 생활비는 30만 원입니다. 이는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재래시장에서 쇼핑을 했을 때 가능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이 베트남으로 이주를 할 때 베트남 현지인들과 같은 생활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1인 가구가 원룸에서 거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달 월세로 35만 원을 지급하고 식비로 30만 원, 기타 생활비를 추가로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생활비로 약 70~100만 원을 지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평범한 원룸에서 최대한 생활비를 아끼면서 생활했을 때의 비용이며, 보통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동남아에서의 호화생활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처럼 생활하고 한국 물품을 사용한다면 월 생활비는 상상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호찌민 지역 기준, 리버뷰를 자랑하는 48평 대의 아파트는 한화로 약 480만 원을 달마다 내야 했습니다. 관리비,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었죠. 매매를 한다고 해도 32평 기준 고급 아파트들은 3억 원이 훌쩍 넘어가는 곳이 많습니다.

사진과 같은 호화 주택 단지는 베트남 현지 개발업체 사이에서 붐이 일어나며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요. 중심가에서 사이공 강 건너편 투 티엠 지역에 위치한 약 200평 대의 주택 단지는 평방미터 당 한화로 약 228만~319만 원에 나왔습니다. 월세 매물 역시 위치나 시설이 최상급이 아닌 기본 단독 주택 기준 200~300만 원 선을 넘었죠. 보통 한국인들이 예상하는 만큼 100만 원으로 베트남 호화 생활은 어려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치솟는 물가 속에 힘겨워하며 동남아 살이를 꿈꿔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월 100만 원으로 베트남에서 호화 생활은 힘듭니다. 월 300만 원을 지출하며 낙후된 동남아에서 생활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 동남아 살이를 꿈꾼다면 현실을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