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은행’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일본에서는 ‘아키야(あきや) 뱅크’라고 하는 빈집 은행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빈집 은행은 일본에서 빈집 판매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중개 기업인데요.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빈집이 부지기수로 늘어났고, 이를 무료나 헐값에 제공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일본의 빈집은 819만 6000채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는 일본 전체 주택 수의 13.52%에 달한다고 합니다. 2033년까지 2170만 채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일본 노무라 연구소의 예측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빈집의 증가와 빈집 은행의 등장이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본의 부동산 문제에 우리나라도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과 한국의 부동산 현황

1. 일본의 부동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란 말은 우리에게도 익숙하죠. 일본 경제는 1980년부터 1990년까지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면서 비정상적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정부의 미약한 대처와 금융시장 부실화 등의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장기 불황으로 들어서게 되었죠.

금융권의 부실 채권 등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거품이 꺼지자 대출로 사들인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한없이 추락하게 되었는데요. 기업 및 개인이 가지고 있던 부동산 가격이 낮아지면서 그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져 은행은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것이죠. 이 때문에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었고, 자연히 출생률 저하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한때 인구가 많아서 고민이었던 일본은 인구 감소와 이에 따른 고령화 문제를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2. 한국의 부동산


그렇다면, 한국 부동산의 현재는 어떨까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인구부터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에 따라 부동산 값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해왔죠.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대출 규제 등의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지만,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은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측했었는데요.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755건을 기록해 한 달 만에 73% 감소했다고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매물은 늘어나는데 주택자금을 마련할 길이 막히면서 내년에는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의 결과가 곧 가시화될 것이라는 것이죠. 또, 가계마다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고 저금리 시대 역시 끝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부동산과 경제 전망이 밝지는 않아 보입니다.

3. 일본 부동산과의 공통점


흔히 일본 경제를 보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측한다고 할 만큼 그동안 옆 나라 일본과 경제적으로 비슷한 상황이 많다고 합니다. 저성장, 저물가, 과도한 경상수지 등 지표로 나타나는 증상이 같다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 침체의 선행 조건들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경제상황을 남의 일로만 치부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과 일본 부동산 시장은 경제 시장만큼 닮은 점이 많은데요. 우선, 두 나라 모두 상당기간 이어진 저금리를 기반으로 한 부채형 부동산이 많았습니다. 또, 경제를 보더라도 수출 주도형이라는 점에서 유사하죠.

특히 일본은 현재 노동 가능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데 그들이 부양해야 할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3.8%로 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에서 제일 빠른 수준이라고 하죠. 일본은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1992년부터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경우 2017년을 정점으로 2018년부터 줄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장· 단기적 문제점

1. 단기적 문제


그래서 이런 경제 상황에 우리나라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요? 이는 기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지방에만 빈집이 늘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여전히 버틸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와 경제 구조가 비슷했던 일본이 그랬기 때문입니다. 일본도 초기에는 지방의 일부 지역만의 문제였습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는 여전히 높은 집값이 유지되고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도 빈집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기준 도쿄권의 빈집은 약 200만 호였다고 하죠. 그리고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문제는 한국도 그렇게 따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조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답습해온 것들이 많기 때문이죠.

2. 장기적 문제


더 큰 문제는 장기적으로 갈 경우, 수도권에도 빈집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이어진 고령화까지 겹치기 때문입니다.

원래 도쿄권은 젊은 사람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일을 찾아 서울로 몰려들 듯 전국의 젊은 세대가 도쿄권으로 이동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유입된 많은 세대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고령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서울의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죠. 심지어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일본의 수도권 빈집 문제보다 더 빨리 가시화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과 제일 가까운 경기도가 19만 5000호의 빈집이 방치돼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빈집이 늘어나면 붕괴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방범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리에 투입될 행정 비용이 늘면서 경제적 비용이 커지게 됩니다. 또,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노후화된 빈집이 주변에 있으면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런 일이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이어져 경제에 타격이 간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 측은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우선, 일본 부동산 폭락 초기와 비교했을 때 한국 부동산 시장 상승률이 일본만큼 가파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의 주택 공급량이 당시 일본처럼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단독주택 비중이 높은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파트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온 과정과 현재 직면한 문제들을 볼 때 우리나라도 ‘유령 집’에 대한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