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융위기 보다 더 해결 안 돼
기준 금리 한미 일제히 인하
WHO의 팬데믹 선언
산업 전반 실물경제 무너져

국민 10명 중 4명이 본인과 주위의 실직을 경험했던 시기. 우리나라 최대 금융 위기였던 IMF 금융위기는 우리 국민의 기억에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WHO의 팬데믹 선언으로 세계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IMF 금융위기 때보다 경제가 더 힘들다고 말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구제 금융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그때보다도 더 처방전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실물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 업계의 사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 항공업계, 휴직 강요와 공채 무산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전례 없는 한국발 여객 입국 제한 조치에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심각한 피해를 보는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회사는 심각성을 토로하며 추가 자구책 시행을 예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전 세계 절반 이상의 국가가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며 “회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공급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donga, yjp

이에 더해 항공업계는 상반기, 하반기만 해도 여러 번 진행하던 공채에 대해 거의 무산 소식을 알리며 난색을 표했는데요. 관련 직종의 취업 준비생들의 곡소리가 들립니다. 그동안 여행 증가 등 사회 트렌드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었던 업계에서도 준비되지 못한 심각한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항공업, 여행업 등은 정부 지원금도 받고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회사 입장을 고려하며 재택근무나 격일 근무, 연차 소진 등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타격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ewsuwon

◎ 자영업자들 곡소리…“수입이 지난달 5% 수준”

스냅 작가로 일하다 지난해 9월, 마침내 사진관을 차릴 수 있게 됐다는 정 모 씨는 대출 7,000만 원 정도를 내 가게를 차렸습니다. 한 달에 50만 원 정도는 시설 투자도 꾸준히 했었습니다. 정 씨는 “이 정도는 해야, 손님들이 뭔가 달라졌구나 느낀다”고 했었습니다. 애정 담긴 가게였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것입니다.

fm korea, chosun

정 씨는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고, 사진관도 예외 없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돌잔치, 결혼식 등 모이는 행사가 있어야 사진을 찍는데, 예약했던 건수가 줄줄이 다 취소된 것입니다. 사진관 수입도 말도 안 되게 줄었습니다. 2월 중순부터는 매출이 하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 씨는 “지난달 대비 수입이 5%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은 다 나가고 있기까지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PC방은 여전히 학생들이 모이고 있다. / talk

◎ 만화카페, PC방 등 집단 감염 온상지 ‘낙인’

사람들이 주로 많이 모이던 만화카페나 PC방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영업 중지 압박에 집단 감염의 온상지로 지목돼 영업 지속에 눈치가 보입니다. 제반 비용은 나가는데 어떻게든 영업을 이어나가야 그래도 덜 적자를 볼 것입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따가운 눈초리를 피할 수 없습니다.

경북 안동과 경남 창녕 코인노래방에서 확진자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 joins, 구로구

강남역 근처에 노래방 10여 곳이 몰린 한 골목에 5층짜리 건물에 위치한 한 코인노래방은 여전히 영업 중입니다. 주변 상가에서는 “정부가 소비자에게 이용 자제를 요청하고 업주에겐 영업 자제와 같은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이 골목에서 문을 닫은 노래방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마음 같아선 가게 문을 닫고 싶지만, 현실은 손실을 한 푼이라도 만회하려면 문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 제안된 대응 방안은…

업계 전문가 오 모 씨는 재정으로 먼저 할 일로 ‘4대 보험료 면제’를 들고 있습니다. 그는 “재정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써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다”며 “4대 보험료 면제를 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소신껏 발언했습니다.

그는 “소득세는 면세 기준 이하 근로자가 3분의 1가량 되지만 4대 보험료는 모든 근로자에게 징수한다”며 “근로자뿐 아니라 사업주 부담분도 면제한다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또 “이왕 시행하려면 대기업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면제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게 결국 트럼프가 말한 ‘페이롤 택스’ 감세”라고 덧붙였습니다.

오 씨는 “한국이 전반적으로 경기 대응에 굼뜬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호주와 미국은 이제 팬데믹이 시작될 것 같으니 재정정책에 신속히 착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해외의 사례를 분석해 “호주는 공적 연금 지급체계 등 기존 루트를 이용해 연금수령자와 실업자 등에게 750호주달러를 현금 지급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초생활보장대상자, 아동수당 수급자 등으로 확보된 루트에 따라 통장에 돈을 넣어주면 한 번에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