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촌치킨 매장 중 매출 1~2위 유지
창업 경험 없는 왕초보의 성공 주목
한때 교촌치킨 이사직도 역임
잘 된 치킨집 갑자기 문 닫은 이유는?

유고스타(드러머), 유산슬(트로트가수), 유라섹(요리사). 개그맨 유재석이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며 만들어진 그의 부캐(부캐릭터의 줄임말)들입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닭터유’에 도전하며 새로운 부캐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닭터유는 유재석이 직접 치킨을 튀기며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프로젝트의 부캐입니다.

MBC ‘무한도전’에서 치킨조리중인 유재석과 박명수의 모습.

지난 4월 4일 방송에서는 닭터유의 조력자 겸 경쟁자로 ‘닭사마’로 불렸던 개그맨 박명수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박명수는 치킨집 창업에 성공해 연예계 대표 CEO로도 알려졌는데요. 그러나 잘나가던 치킨집을 2년 반 만에 접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박명수가 치킨집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 교촌 매장 1,000개 중 매출 1~2위 기록

박명수는 자칭 ‘제8의 전성기’를 맞는 등 개그맨으로서 꾸준히 사랑받아왔는데요. 그런 그가 2004년 2월 KBS 별관 뒤에 ‘교촌치킨 여의도점’을 오픈했습니다. 당시 교촌치킨 매장은 전국에 1,000여 개가 넘었었는데요. 박명수의 교촌치킨 여의도점은 교촌 매장 중 매출 1~2위를 놓친 적이 없을 만큼 고공행진이 이어졌습니다.

◎ 왕초보 창업자에서 성공한 창업자로 변신

잘나가는 치킨집 덕에 ‘닭사마’로 불리던 박명수는 연예계 외의 일은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왕초보 창업자였습니다. 치킨집은 그때나 지금이나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인기 창업 아이템이죠. 당시 2,000년대에는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요즘에도 다를 게 없는데요. “무슨 일을 하든 은퇴 후에는 다 치킨집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왕초보 창업자 박명수는 치킨 전문점을 어떻게 성공으로 이끌었을까요?

박명수가 창업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비결로 업종 선정 과정이 꼽힙니다. 보통 창업할 때 업종을 중심으로 입지를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박명수는 반대입니다. 입지를 중심으로 업종 아이템을 골랐습니다. 우선 박명수는 당시 3사 방송사가 몰려있던 서울 여의도에서 주로 활동했기 때문에 투잡에 용이한 여의도를 눈여겨봤습니다. 여의도 내 각 방송국과 오피스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상가를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옷집이나 카페 등은 경쟁력이 없는 상권이라고 판단했고, 여의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먹는 장사가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상권 분석 후 먹는 장사로 업종을 경정한 박명수는 여의도 상권의 먹을거리를 체크했습니다. 당시 여의도 상권에는 포장마차도 많고 한식, 일식, 양식 등 음식점이 다양했지만 의외로 치킨집이 없었는데요. 특히 박명수가 오픈한 KBS 별관 뒤편에는 경쟁 점포가 없었습니다. 주변에 오피스 타운과 최신 주상복합 아파트, 기존의 아파트 단지 등이 있어 고정인구와 유동인구가 모두 두터운데도 말이죠.

◎ 월 매출은 8~9,000만 원 선, 비결은?

치킨 전문점을 아이템으로 선정한 박명수는 개점 준비를 하면서 잘 되는 매장을 둘러봤습니다. 치킨은 한꺼번에 주문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서 주문을 다 수용하려면 주방 규모가 클수록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큰 주방에서는 닭을 동시에 많이 튀길 수 있고, 박명수는 이를 경쟁력으로 내세웠습니다.


투자비용은 총 3억 5,000만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이중 권리금과 보증금이 50%를 차지합니다. 하루 평균 매출은 260~300만 원으로, 월 매출은 8,000~9,000만 원이었습니다. 잘 될 때는 억대 월 매출을 찍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재료비 55%, 기름값 5%, 임대료 및 건물관리비 13%, 인건비 및 기타 유지비 15% 등을 제외하면 순이익률은 12% 수준입니다. 월평균 매출 8,500만 원을 기준으로 월 순수익은 1,000만 원 정도입니다.

당시에는 2004년 4월에 터진 조류독감 파동으로 닭값이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때문에 적자 경영에 허덕이다 문을 닫는 치킨집이 많았습니다. 박명수는 매출에 비해 순이익은 크지 않지만, 박리다매 전략으로 어느 정도 매출을 만회한 편에 속합니다. 박리다매라고 해서 재료비를 줄이지 않고, 질 좋은 재료를 써서 맛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가격이 최소 10% 비싼 어린 닭을 공급받아 몸에 좋은 유채꽃 샐러드유를 사용해 튀겼습니다. 이는 당시 유행하던 웰빙 열풍과 맞물려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 교촌치킨 이사직도 역임

이처럼 위기에 더 강한 박명수는 치킨집 인기에 힘입어 교촌치킨 홍보이사에 취임하기도 했습니다. 가게가 자리 잡을 때까지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던 박명수. 치킨집 성공과 이사직 역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는데요. 홍보이사로서 교촌치킨의 사인회를 도맡아 하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 치킨집 사업 접은 이유는 ‘가족’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것도 잠시, 박명수는 치킨집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장사를 접었습니다. 치킨집 문을 닫은 이후로는 교촌치킨 홍보이사로서의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사직 또한 함께 내려놓은 것으로 짐작됩니다.

박명수는 폐업한 지 10여 년이 지난 2015년 방송에서 치킨집 사업을 접은 이유로 ‘가족’을 언급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장사를 하다 보니 인건비 등 여러 문제로 사람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가족들이 장사에 동참하게 됐는데요. 연세가 많으신 아버지는 배달을 하시다가 넘어지시고, 어머니는 호프잔을 가지고 가다가 취객이 밀어서 넘어지셨다고 합니다. 가족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돈 대신 가족을 선택하게 된거죠. 또, 장사를 돕던 박명수 매니저 이모씨의 갑질 논란도 폐업의 이유 중 하나로 추측됩니다. 이모씨의 갑질 만행은 어느 아르바이트생에 의해 온라인에 공개되어 많은 공분을 샀습니다.

성공적인 사업의 이면에는 박명수와 같이 다양한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연예인들은 불규칙한 수입과 불분명한 직업 수명으로 사업을 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명수 외에도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홍진영, 연 매출 180억을 올린 허경환 등 사업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연예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들도 연예계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홍진영은 소속사와 공동사업 계약에 대한 체결 강행 등의 분쟁을 겪었습니다. 또, 허경환은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하고,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시비의 대상이 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들은 사업을 시작할 때 비연예인보다 유리한 조건을 가진 게 사실입니다. 인지도 있는 연예인들은 사업을 시작하는 동시에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며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미디어에 비친 성공 사례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성공하는 사업을 이끌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성공 뒤에는 어떤 아픔이 있는지, 실패한 사례는 없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