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울대 합격생 1,000명’
시작은 2류였지만 정상으로 우뚝 선
재수 학원의 과거와 현재

문재인 정부는 2022년을 기점으로 대입 정시 모집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던 사교육 업체들이 반색하고 있는데요. 침체를 겪었던 다른 업체들과 달리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해 매출이 상승하며 업계 최고 자리를 노리는 곳이 있습니다. 1965년 세워져 10여 개의 계열사는 물론 서울 노른자 땅 건물들까지 소유하고 있는 대성 학원입니다.

◎ 2류에서 전국 최고 재수학원으로

대성학원의 설립자 고 김만기 회장은 조세 관련 책자 하나를 썼습니다. 이 책자가 대박 나 그 돈으로 종로구 수렴동에 재수학원을 세웠는데요. 입시 전문가 홍성오를 영입해 학원을 함께 운영해나갔습니다. 이것이 대성학원의 시초죠. 1969년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법인명은 ‘대성 출판’입니다.

1970년대 후반, ‘모든 학원은 4대문 밖으로 옮겨야 한다’라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에 대성학원 역시 동작구 노량진으로 이전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노량진역 일대가 학원가로 변모했습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성학원은 종로학원에 밀리는 2류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교육부가 내신 반영률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대입 정책을 대폭 수정한 것이 대성학원에 새로운 기회가 되었습니다.

90년대 전기대학 입학원서 접수 모습
90년대 전기대학 입학원서 접수 모습

정책에 반발한 특목고 학생들은 집단으로 자퇴해 재수학원들을 돌아다니며 자신들을 전담해 줄 특별반을 요구했죠. 업계에서 유명했던 종로, 정일학원은 이들의 입학을 기피했지만 강남 대성이 특별반 설치에 응했습니다. 덕분에 사세 확장은 물론 엄청난 SKY 합격률을 기록해 ‘강남대성학원 서울대학교 110명 합격’이라는 광고 카피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전국 최고의 재수학원으로 발전해 종로, 정일학원을 제치고 승승장구하고 있죠.

◎ 돈 있어도 못 들어가는 대성, 비용은?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지만 재수학원의 경우 매년 고정 수요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2017년 기준 강남대성의 한 달 교습비는 월교습비 1,142,400원, 교재비 160,000원, 급식비 284,200원, 논술 및 모의고사 4,7000원으로 총 1,633,600원이었는데요. 다른 재수 학원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최근에는 월 200~300만 원 대의 교습비를 지불해야 하는 곳들도 있었죠.

대학과 마찬가지로 재수 학원에서도 학생 선발 전형이 존재합니다. 수강료를 지불한다고 아무나 등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한정된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학원 입장에선 어느 정도 성적이 보장된 수강생들을 받는 것이 경쟁력과 광고 효과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인데요. 대성 학원 역시 우수 선발, 선착순, 성적순 등으로 수강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성적을 보유한 학생에게 장학혜택을 주는 학원들도 있었습니다.

대성학원 부산본원(좌), 강남대성학원 2관 빌딩, 대성출판이 보유한 건물 두 채(우측 아래)

◎ 18개의 계열사, 보유 건물만 12채

한때 서울대 합격생 1,00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까지 세운 대성학원은 단우 개발(주), 송파대성학원(주), 강남대성학원(주), 주식회사 디지털 대성 등 10여 개의 계열사가 있습니다. 교육 서비스업, 서적 출판, 제판, 인쇄 및 부동산 임대업을 주요 사업으로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업계의 판도가 온라인 시장으로 옮겨간 결과 대성학원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디지털대성을 중심으로 그룹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성출판과 대성교육출판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죠.

대성출판 및 계열사 부동산 소유 현황 / skyedaily

남양주와 이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숙 학원을 제외한 대성학원이 서울 각지에 보유한 건물은 12채에 이르는데요. 동작구 노량진동에만 7채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대성교육출판은 서초동 건물 한 채, 송파구 문정동 건물 2개동을 갖고 있죠. 또 다른 계열사 단우 개발은 방배동에 빌딩 한 채가 있습니다. 2013년 회사 명의로 토지 매입 후 신축한 강남 대성학원은 토지값만 200억이 넘게 올라 화제가 됐는데요. 빌딩맨 강기섭 대표에 따르면 대성출판과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 및 건물 시세는 2,6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대성학원과 계열사는 고 김만기 회장의 자녀인 김석규, 김인규, 김원규, 김문규, 김현주 4남 1녀를 비롯해 친인척, 특수관계자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상위 지배기업 대성교육출판은 김석규 외 특수관계자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대성출판은 김석규 대표가 이끌어가고 있으며 김석규, 김원규, 김문규, 김현주가 전체 지분의 24.29%를 보유해 대주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2년 대입에서 정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대성학원을 포함한 사교육, 재수학원 수요층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학 입학에 이어 학원 등록을 위한 성적 조건을 충당해야 합니다. 대입 응시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재수학원의 문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