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공화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블라인드 채용 늘고 있는 추세
학벌에 따른 임금 차이, 여전할까

출신 학교, 개인 정보 등을 평가 항목에서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신경 쓰는 스펙 중 하나는 바로 학벌인데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상반기 취업을 목표로 하는 취업 준비생 9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취약하다 여기는 부분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91.3%였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은 46.3%가 학벌을 꼽았죠.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학력자, 명문 대학 출신은 고 연봉자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사실일까요?

◎ 국내 대학 서열과 임금, “상관관계 존재해”

대학 서열과 임금 격차에 대한 분석 결과를 살펴보니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이지영, 고영선 연구원의 <대학 서열과 생애임금격차(2019)>에 따르면 서열이 높은 대학 졸업자들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부터 퇴직 단계에 이르기까지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는데요. 노동 진입 시에는 14%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연령이 높아지면서 40~44세에 격차 최대치인 46.5%까지 상승했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오호영 연구위원의 <청년층 취업난의 원인과 정책 과제(2015)>에선 언론사 평가 1~10위 대학 출신 근로자의 월평균 중위임금(전체 근로자를 임금 기준으로 줄 세웠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사람이 받는 임금) 290만 원, 21위 이하 대학 출신은 180만 원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죠. 임금뿐 아니라 고용 형태, 근무 환경에서도 대학 서열에 따른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출신 지역, 학교 등을 기입할 수 없는 블라인드 채용 이력서

◎ SKY 출신 직원들은 모두 일을 잘할까?

좋은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사람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48.1%가 그렇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이유로는 지원자가 노력한 성과여서, 학벌에 따른 역량 차이가 있어서, 객관성이 있는 조건이어서 등이 있었죠. 앞서 블라인드 채용이 늘어남에도 본인 학력을 걱정하는 취업 준비생의 판단이 전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높은 서열을 가진 대학 졸업자의 업무 능력은 어떨까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7년 발간한 ‘한국 사회의 학력주의와 포스트 NCS(직무능력표준)’에 따르면 일류대 출신이어도 업무 성과에 있어 그 편차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학벌과 업무 능력이 비례한다고 이야기할 순 없지만 일부 직원들이 명문대 졸업자의 업무 역량을 높게 판단하는 기준이 궁금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능력과 함께 흔히 ‘학연’이라 불리는 사내 네트워크, 인맥을 중시하는 이들도 있었죠.

블라인드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인 최근, 대기업 CEO 중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100대 기업 CEO의 출신 학교를 살펴본 결과 서울대(202명), 고려대(88명), 연세대(101명),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대로, 삼성 그룹 내 CEO 중 SKY 출신은 59.3%로 5년 전보다 증가한 추세를 보였죠. 과거에 비해 이공계 출신 CEO가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미국 출신 대학별 연봉 순위. 하버드 대는 35위, 스탠퍼드대가 15위를 차지했다. / dailytomorrow

◎ 미국 명문대, 초봉 순위권에는 없지만…

아이비리그로 유명한 미국 명문 대학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에선 전공과 진로를 선택하면 졸업생의 초봉이 얼마나 될지 예상해 주는 사이트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페이스케일’에 의하면 졸업생의 초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해군 사관학교, 육군사관학교, 하비머드 칼리지, MIT, 칼텍 순이었습니다. 의외로 초봉 순위에선 우리가 흔히 명문대로 인지하는 아이비리그, 하버드, 프린스턴 등의 대학교가 보이지 않았죠.

하지만 입사 15년 차의 연봉 상황은 조금 달랐는데요. 프린스턴대가 6위(12만 1,000달러)로,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가 공동 8위(11만 9,000달러), 예일대는 공동 12위(11만 7,000달러)를 차지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차가 높아질수록 명문대 졸업생들이 승진해 고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흔히 ‘인 서울’, ‘지방’으로 대학 지역을 분류하는 한국과 달리 IT 분야에 유리한 캘리포니아주, 비즈니스 전공을 원한다면 대도시로, 우주 항공 관련 분야라면 NASA가 위치한 휴스턴 등 대학이 광범위하게 분포해있었습니다.

이렇게 한국과 미국의 학벌과 임금 사이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블라인드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채용, 입사 이후 과정에서 ‘학벌주의’가 만연한 곳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대표적인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선 용역 관련 제안 요청서에 업무 담당자의 학력 기입을 요구한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일각에선 반대로 긴 시간 개인이 노력해온 결과물이니만큼 학력이 하나의 평가 요소로 인정될만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데요. 학벌과 채용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