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가 3·4세
본격적인 경영 시대 열어
초고속 승진부터 갑질까지
‘금수저’ 3·4세들의 최근 행보는?

국내 대기업 오너가에선 경영 체제에 작은 변화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경영 활동에 뛰어든 3세들의 뒤를 이어 4세들이 준비를 시작한 것인데요. 일찍이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던 GS, 두산에선 이미 여러 4세 경영인이 포진해있습니다. LG 그룹 역시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구광모가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죠. 이들 중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에 성공한 이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요. 부모, 조부모의 뒤를 이어 기업 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오너가 3,4세들의 최근 행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2년 만에 회사 복귀, 아모레 퍼시픽 서민정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아모레 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그녀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 컴퍼니, 중국 징동 닷컴을 거쳐 2017년 1월 경기 오산 아모레 퍼시픽 뷰티사업장 생산부문의 경력 사원으로 입사했는데요. 별다른 활동 없이 6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 이후 중국 장강상학원에 입학해 MBA 과정을 마쳤습니다. MBA 과정을 마친 그녀는 2019년 다시 회사로 복귀했는데요. 아모레 퍼시픽 본사 뷰티 유닛(부문)의 영업 전략팀에 재입사했죠. 과장급에 해당하는 ‘프로페셔널’ 직급이었습니다.

그녀는 현재 아모레 퍼시픽의 지분 2.93%, 그룹 계열사 이니스프리(18.18%), 에뛰드(19.52%), 에스쁘아(19.52%)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요. 승계를 위해 아모레퍼시픽 그룹 지주사인 아모레 G는 우선주 700만 주를 발행해 300만 주는 서 회장이, 14만 주는 서민정 과장이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지분율에 있어 지배력이 높지 않아 그녀가 2대 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 33세에 그룹 최연소 임원, CJ 이경후

CJ 그룹의 이경후 상무는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의 증손녀입니다. 그녀는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 과정을 마친 2011년 CJ(주)기획팀 대리로 입사했는데요. 이후 CJ 오쇼핑 상품 개발본부, 방송기획팀을 거쳐 남편 정종환과 CJ 그룹 미국 지역본부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2017년 이경후 상무는 33세의 나이로 그룹 최연소 임원에 올랐죠.

현재는 둘째 출산 후 육아 휴직에 들어갔지만 법적 육아휴직 기간을 채우지 않고 일찍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이재현 회장은 장녀 이경후 상무와 장남 이선호 부장에게 신형우선주 각각 92만 주를 증여했는데요. 이 회장이 최근 처분한 지분을 포함해 이 상무와 이 부장은 CJ 지분 2.8%, 1.2%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 SK 최 회장의 두 딸, 최민정·최윤정

SK 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은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 졸업 후 해군에 자원입대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청해 부대, 서해 2함대에서 근무 후 2017년 예비역 중위로 전역했습니다. 이후 중국 투자회사 홍이 투자 인수합병(M&A) 팀에서 일하다 퇴사를 결정했죠. 그러다 작년, 최민정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SK 하이닉스 인트라에 대리 직급으로 입사했습니다. 국제 통상과 정책 대응을 하는 조직이죠.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 바이오팜 책임매니저는 같은 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는데요. 근무하던 기간동안 구내 식당 이용은 물론 회식에도 자주 얼굴을 비췄다고 알려졌습니다. 2년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재계에선 이번 유학을 SK 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쌓기 위함으로 보고 있습니다.

◎ 범 삼성가 4세 경영 포문 연 한솔 조연주

2015년 범 삼성가 4세 중 처음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든 한솔 케미컬의 조연주 사장. 이인희 한솔 그룹 고문의 손녀이자 삼성 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의 증손녀죠. 조 사장은 펜실베이니아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미국 경영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 그룹, 의류 업체 빅토리아 시크릿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등 착실히 경력을 쌓아왔는데요. 2014년 3월 한솔 케미컬에 기획실장 부사장을 맡게 됩니다.

입사 이후 영업 이익 증대에 큰 기여를 하며 경영 일선에 선지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죠. 특히 그녀가 직접 인수를 주도한 자회사 ‘테이팩스’ 인수로 매출 증대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조 사장은 현재 한솔 케미컬의 주식 2864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대 주주는 조동혁 명예회장으로 총 163 만 4,408주를 보유하고 있죠.

◎ 유학, 전문성 키우기 위해 떠난 현대家

유학,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3세 경영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현대 그룹 4세들인데요. 현대캐피탈 정명이 부문장의 차녀 정유진은 2015년 현대카드에 입사하며 현대가에서 4세 경영인으로 가장 빨리 등장한 인물인데요. 정유진은 퇴사 후 유학 길에 올랐습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장남 정준선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친 이후 네이버에서 병역 특례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 중입니다. AI를 전공해 박사 과정 중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와 함께 입모양을 보고 자막으로 표출하는 AI 개발에 성공했죠. 삼성에서도 탐을 낸 인재라고 알려졌습니다.

◎ 3·4세 경영 체제 불안요소는?

착실히 경력을 쌓아 경영 활동에 뛰어든 3,4세 경영인들이지만 성공 가도만을 달릴 순 없습니다. 한진그룹 3세 조현아, 조현민은 갑질 논란 끝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죠. 한화그룹 3세 김동선은 폭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콜럼비아대 졸업 후 CJ 제일제당 사원으로 입사한 이선호 부장은 차기 그룹 회장으로 꼽혔던 인물입니다. 몇 개월 전 마약혐의로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죠. 사실이 알려진 뒤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영 승계 절차를 이어가는 것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선 경영 능력 입증인 아닌 단순 세습 경영이 이러한 일탈 행위에 큰 요인 중 하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